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핀테크가 주도할 미래를 꿈꾸며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실체가 사라지는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음악을 듣고 있지만 테이프나 CD가 없다. 사진을 보고 있지만 앨범집이 없다. 소설을 읽고 있지만 책이 없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고 보급되면서, 간편한 디지털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실체가 사라지고 있는 모습은 금융거래 속에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동전과 지폐가 사라지고 있다. 물건을 살 때도 물건을 만져 볼 일도, 지폐를 주고받는 일도 없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0년 3,910억달러에서 2016년 1조41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8.2%에서 2015년 14.6%로 상승했다. 특히, 온라인쇼핑 시장의 성장은 모바일 결제가 주도해 왔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의 배경 중 하나로 핀테크라는 거물급 주인공을 꼽을 수 있다.


다른 한편, 한국의 주력산업이 퇴진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던 13대 주력수출품목이 있다. 조선, 철강, 가전, 반도체 등의 13대 주력수출품목들의 수출은 2015년에도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2016년 1월과 2월 들어서 감소폭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는 반면, 신흥국 주요 기업들과의 기술격차도 줄어들면서 한국의 주력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원샷법, 기업은 무엇을 바라는 가?’에 따르면, 산업구조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에 도입된 ‘원샷법’은 공급과잉을 해소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제 어느 분야로 한국의 주력산업을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련기사



핀테크 산업은 한국경제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유망 산업 중 하나다. 시장 조사 기관 IDC는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이 2015년 5,000억 달러에서 2017년 약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43%의 성장률이라는 놀라운 속도로 모바일 결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정부는 핀테크 산업 육성 전략 등 각종 지원책을 통해 핀테크 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핀테크지원센터를 출범시켜 핀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인허가, 약관 심사, 금융 관련 법규 해석 등 핀테크 관련 행정 업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의 핀테크 산업 내 도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이미 2012년에 본격적으로 핀테크 산업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핀테크는 인터넷 및 모바일 이용 인구가 증가함과 동시에 제3자 결제시장, P2P 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3년에 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화텅 텐센트 회장 등이 함께 설립한 중국의 온라인 보험회사 ‘종안보험(ZhongAn)’이 전체 글로벌 핀테크 기업 순위에서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중국은 핀테크 산업에 있어 미국, 유럽 등보다 후발주자이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전폭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핀테크는 미래를 주도할 것이다. 핀테크는 한국이 놓쳐서는 안 되는 산업이다. 한국이 핀테크 산업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정부·지방자치단체·금융회사·IT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핀테크지원센터 등의 매개체를 이용해 다양한 기관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핀테크 산업은 여러 기술들의 융합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교환, 공동 기술 개발 및 서비스 제휴가 필요하다. 산업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돼 산업의 발전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창출돼야 하는 것이다. 한편, 핀테크 스타트업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핀테크 산업은 상당한 초기 투자 자금과 고급 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지만, 최근 고조된 불확실성으로 창업을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핀테크 산업의 스타트업을 장려하기 위한 적극적인 인센티브가 요구된다. 핀테크가 주도할 미래, 준비된 한국에게는 기회가, 준비 없는 한국에게는 위협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