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데이터 분석으로 운전자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 이라 불리는 신산업 분야에서 소프트웨어(SW) 업계의 대표주자로서 완성차, 통신사 업계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네이버는 20일 그린카와 ‘커넥티드 카’ 서비스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린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동차를 빌려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렌터카 서비스 업체로, 현재 3,000대가 넘는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네이버는 그린카 이용자에게 네이버 지도와 내비게이션 등 운행정보를 비롯해 음악과 검색 등 역시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그린카가 운영하고 있는 전 차종에 플랫폼을 탑재한다. 이번 MOU는 지난해 9월 네이버의 연구개발 조직인 네이버랩스가 주도하는 ‘프로젝트 블루’의 일환이다.
커넥티드 카는 데이터 분석이 핵심이다. 차량 자체의 운행 정보, 또는 운전자 개인의 운행 습관 등 데이터를 축적해 맞춤형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지 여부가 커넥티드 카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차량의 위치 정보를 활용해 교통량을 관리할 수도 있다. 네이버는 완성차가 아닌 차량 공유 업체와 협력함으로써 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축적을 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측은 “매번 다른 운전자의 정보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량 공유 업체와의 협력이 훨씬 유리하다”며 “운전자로부터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며, 경차부터 대형차 및 수입차까지 다양한 차량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도 방대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는 커넥티드 카에 컴퓨터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분석하는 기술인 머신러닝을 비롯해 빅데이터 분석, 음성인식 등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의 대표주자 격인 네이버의 가세로 커넥티드 카는 완성차와 이동통신 업계의 3파전을 이루게 됐다. 지난해 12월 전장사업부를 신설하며 스마트카, 커넥티드 카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삼성전자는 올해 1월부터 BMW와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일 글로벌 네트워크 1위 업체인 시스코와 협력을 선언하고 본격적으로 커넥티드 카 시장에 진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커넥티드 카 플랫폼인 ‘태블릿투카(T2C)’를 선보였으며, KT는 지난해 스마트카톡(Car-talk)을, LG유플러스는 실시간 차량 상태 진단과 정비정보를 알려주는 TiA를 출시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자동차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을 뛰어넘을 중심 기기이기 때문이다. 시장도 부쩍 성장하는 추세여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0년이면 전 세계 2억5,000만대 이상의 차량이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