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의 고미술품인 조선 불화가 약 20억 원에 낙찰됐다. 해외에서 거래된 한국 고미술 그림 중 최고가다.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의 한국사무소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크리스티 뉴욕에서 열린 한국 고미술 경매에 출품된 불화가 180만5,000달러(약 20억5,000만원)에 낙찰됐다”며 “이는 해외에서 거래된 한국 고미술 회화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라고 20일 밝혔다.
당초 추정가 4만~6만달러에 출품된 이 조선 불화는 경합 끝에 무려 시작가의 45배에 낙찰됐다. 한국 고미술 중 회화는 경매 출품작이 적은 데다 가격 또한 저평가 된 실정이라 이번 성과는 의미가 크다. 금(金)을 개어 만든 안료로 정교하게 석가모니 부처와 그의 제자들을 그린 ‘설법도’ 형식의 이 불화는 조선의 16세기 불교미술을 이끌다시피 한 문정왕후(1501~1565)가 발원해 그려진 것으로 제작연도는 1560년이라고 크리스티 측은 소개했다.
이 외에도 커다란 호랑이와 해태가 그려진 19세기 청화백자는 추정가 15만~25만 달러의 5배 가량인 96만5,000달러(약 11억원)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에 한국 고미술품은 총 27점 가운데 25점이 팔려 92%의 높은 낙찰률을 기록하며 총 377만8,625달러(약42억8,000만원)의 낙찰총액을 거뒀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거래된 한국 고미술품의 최고가 기록은 지난 199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41만7,500달러에 팔린 ‘철화백자운룡문 항아리’였다. 2012년에는 조선시대 청화백자가 321만 달러에 팔리는 등 주로 도자기가 고가에 거래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