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정몽준 대주주의 사재 출연과 함께 회사 측에 인력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백형록)는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준 대주주는 비상경영에 직접 나서고 자구노력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라”고 촉구했다.
백 위원장은 “회사의 부실은 무리한 과잉투자를 부추긴 정부와 재벌기업의 책임”이라며 “부실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의 희생으로 진행하는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26개 계열사에 35개 종속기업 투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것을 거론하며 “말로만 구조조정을 외칠 게 아니라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비용을 절감하고 주력산업인 선박제조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조합과 합의 없이 진행한다면 단호히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회사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조에 공식 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지만 지난 20일부터 조합원들 사이에 구조조정 규모와 관련된 소문이 무성하다.
노조 간부가 22일 조합원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휴대폰 문자메시지(SMS)에는 회사 측이 ‘조선 30%, 해양 50%, 플랜트 30%’를 대상으로 구조조정 명단 제출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노조 내에서는 회사 측이 27일 구조조정 방안을 밝힐 것이라는 소문까지 도는 등 조합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회사는 “다양한 구조개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시점에서 확정되지 않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밝히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주에 청와대, 국회, 각 정당 당사 앞에서 구조조정과 관련한 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