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애플 13년만의 마이너스 성장 결코 남의 일 아니다

애플이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았다. 애플은 2016회계연도 2·4분기(2015년 12월27일∼2016년 3월26일) 매출이 505억달러에 머물러 1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아이폰 판매대수도 5,120만대로 전년동기보다 16.2% 줄어 사상 첫 감소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경이로운 실적으로 ‘아이폰 쇼크’를 몰고 다니던 애플의 어닝쇼크는 중국 시장 부진의 탓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애플이 지속적인 혁신을 기대할 만한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애플은 스티브 잡스 이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혁신을 선보이지 못한 채 폐쇄적이고 독선적 생태계에 안주한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아이패드를 비롯해 애플TV ·애플워치가 시장의 호응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이러니 애플이 ‘아이폰 기업’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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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 등 국내 업체도 경쟁사인 애플의 고전을 남의 일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그나마 우리 업체들은 기존의 발상을 뛰어넘는 갤럭시S7과 G5를 내놓아 선방하고 있지만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게 정보기술(IT) 세상이다. 휴대폰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데다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으로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이다. 스마트폰 이후를 대비해 혁신적이고 고객의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애플의 위기는 변화에 뒤처지면 한방에 무너진다는 현실을 우리 산업계에 일깨워주고 있다. 당장 구조조정에 몰린 조선·해운업만 해도 그렇다. 조선업은 경쟁사들이 에코십·스마트십으로 옮겨가는데도 플랜트 사업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였고 해운사 역시 초대형선 경쟁을 강 건너 불 보듯 했다. 지금처럼 범용제품만 쏟아내며 과거의 명성에나 취해 있다가는 성장은커녕 존립 자체도 장담하기 힘든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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