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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왜 살인사건 피의자는 검찰 조사에서 자백을 뒤집었나?

‘추적60분’ 왜 살인사건 피의자는 검찰 조사에서 자백을 뒤집었나?‘추적60분’ 왜 살인사건 피의자는 검찰 조사에서 자백을 뒤집었나?




‘추적 60분’에서는 살인사건에 대한 피의자 진술이 번복되면서 시작된 진실게임을 파헤친다.


27일 KBS2 ‘추적60분’에서는 ‘연쇄살인마가 던진 진실게임’ 편이 전파를 탄다.

‘추적60분’ 제작진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의 발신자는 무기징역형을 두 번이나 선고받은 연쇄살인마 이석구(가명). 편지를 통해 이 씨는, 본인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고, 경찰에 의해 사건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말은 과연 사실일까?

편지 속 이야기는 2004년 서울에서 시작된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과 정남규가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다녔던 2004년 서울, 연이은 살인사건으로 시민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특히,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던 정남규의 경우, 범행의 상당수가 비 오는 목요일 밤 이루어졌던 탓에, ‘비 오는 목요일 밤의 연쇄살인’이라는 공포 괴담까지 떠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북 미아동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비가 내리던 2004년 8월 19일 새벽, 정체불명의 남성이 귀가하던 20대 여성의 복부와 등을 마구잡이로 찌른 것이다. 그리고 10분 뒤, 인근 골목에서 10대 여고생이 비슷한 방법으로 피습을 당했다.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두 사건,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 수사에 착수했지만 범행의 흔적이 비와 함께 사라져버린 탓에 사건의 실마리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2년 뒤,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정남규가 검거되었다. 그는 비 오는 목요일 밤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하나, 둘 자백하기 시작했다. 미아동 살인미수 사건도 함께 해결되는 듯 했다.

그러나 미아동 사건은 정남규의 범행이 아니라는 것. 결국, 미아동 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그렇게 7년이 흐른 지난 2011년, 한 무기수가 미아동 칼부림 사건에 대해 고백하겠다며 구치소로 형사를 부른다.


형사를 부른 것은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김태수(가명). 김씨는 자신과 공범 이석구(가명)가 저지른 여죄에 대해 고백했다. 2004년 발생한 ‘미아동 칼부림 사건’은 공범 이씨가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었으며, ‘명일동 주부 살인 사건’은 자신과 이씨가 함께 저질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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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고백 일주일만에 김씨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경찰은 그의 자백을 토대로 공범 이석구를 추궁했다. 심각한 마약중독 상태였던 이 씨는 병을 핑계로 진술을 거부했지만,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자신의 범행에 대해 털어 놓기 시작했다.

무려 8년 전 사건에 대해 막힘없이 진술한 이씨. 그는 사건의 발생 시간과 장소 뿐 아니라 살해과정과 방법 또한 매우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그의 진술은 당시 현장 상황과 정확하게 일치했고, 경찰은 이씨가 명일동, 미아동 사건의 범인이라며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지난 2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검찰 조사를 받던 이석구가 진술을 번복하면서, 검찰이 이씨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다. 검찰 조사 당시, 경찰에 의해 사건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했다는 이 씨.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본인은 사건의 진범이 아니며, 돈을 받고 미제 사건을 떠맡았다 주장하는 이석구. 경찰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려주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진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석구의 주장은 사실일까? ‘추적60분’ 제작진이 그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이석구의 자백과정을 목격했다는 교도소 동기를 찾아가 보았다.

교도소 동기 박만석(가명) 씨는 “현장 검증 때, 형사들이 이리 치고 저리 치고 한대요. 자기는 따라가기만 하면 된대요. 돈만 주면 자기는 다 얘기를 할 테니까 경찰서 줄만 잘 연결을 해라”라고 말했다.

출소 후, 그 자신이 직접 경찰과 이석구를 연결해 주었다는 교도소 동기 박 씨. 그가 ‘추적60분’ 제작진에게 내민 것은, ‘수사공적금’이라는 단어와 함께 이씨에게 거액의 돈을 약속하는 내용이 담긴, 한 장의 메모였다. 메모를 작성한 것은 대체 누구였을까.

미제 사건을 둘러싼 욕망의 합주곡, 경찰의 대국민 사기극인가 아니면 연쇄살인마의 농간인가. 무기수와 경찰 그리고 브로커, 그들 사이에 숨겨진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KBS 2TV ‘추적60분’은 27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 제공]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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