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역대 부총리, 장관들과 만나 경제 전반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유 부총리의 ‘선배’ 격인 부총리, 장관들은 “구조조정, 4대 개혁, 신성장산업 육성 등 우리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정책들을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기업 부실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당사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28일 서울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만찬간담회에는 이승윤 전 부총리,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임창열, 진념, 한덕수 전 부총리, 강만수, 윤증현, 박재완 전 장관, 현오석, 최경환 전 부총리 등 18명이 참석했다.
먼저 이승윤 전 부총리는 “한국경제의 운명이 유일호 경제팀의 구조개혁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산업구조개혁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 구조조정은 완료되고 노동시장 유연성은 이미 확보됐어야 한다”며 “경제가 아닌 정치논리가 우리 경제를 옥죄어 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김대중 정부 때 경제부총리를 지낸 진념 전 부총리는 “구조조정의 원인 규명을 분명히 하라”고 역설했다. 2000년대 초반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수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어려워지자 한국전력 주식을 현물 출자했지만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 전 부총리는 “경영진, 노동자, 채권은행단 등이 관리를 잘 했는지 분명히 가려내야 국민 지지도 받고 (앞으로) 구조조정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6년 만의 여소야대 정치 구도에서 유 부총리가 적극적인 국회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진실성과 열정을 갖고 여야 모두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등 부총리의 정치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유 부총리는 29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의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를 당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