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스마트폰이나 평면TV 등에 쓰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돌입, 3년 뒤인 오는 2018년에는 한국을 제치고 액정패널 시장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BOE테크놀로지그룹 등 중국 4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앞으로 3년간 약 250억달러(28조원)을 투입해 중국 내 7곳에 대규모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같은 투자규모는 삼성전자의 연간 LCD 사업 투자액이 35억~40억달러 정도임을 감안할 때 매우 큰 것이라며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기업들의 압도적인 자금력에 힘입어 중국이 액정패널 생산면적 기준으로 2017년에는 대만, 2018년에는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중국이 경기둔화에도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수요의 70%를 한국과 대만산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업계는 대중수출 감소와 함께 저렴한 중국산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BOE가 2017~2018년 가동을 목표로 안후이성 허페이, 푸젠성 푸주, 쓰촨성 청두 등 3곳에 공장을 지을 계획으로, 특히 허페이에는 세계 최대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최첨단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BOE는 스마트폰과 TV뿐 아니라 자동차 대시보드 스크린 등 제품 품목을 한층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 중국 티안마는 푸젠성 샤먼, 허베이성 우한 등지에 고화질 중소형 패널 양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며 TCL그룹 자회사인 CSOT와 CEC판다 등도 각각 증산에 나선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1990년대까지 일본 기업들이 주도했으나 2000년대 들어 한국이 시장을 장악해 현재 세계 수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을 확보한 중국이 본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저가 공세를 예고해 한국·대만·일본 등 선발주자들은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