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6년 5월 3일 코스피200 선물 상장과 함께 출범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3일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파생상품 시장 개장 20주년 기념식을 열고 성년이 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지난 20년 간 부침을 거듭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미국에서 설립된 선물업자 단체 FIA 집계로 한국 거래소 파생상품 거래량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위를 지켰다. 특히 1997년 7월 개설한 코스피 200 옵션시장이 하루 평균 거래량 3만 1,890계약에서 2011년 1,480만 계약으로 팽창하는 등 급팽창한 영향이 컸다.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진 만큼 성장통도 컸다. 지난 2010년에는 코스피200 옵션의 최종 거래일에 대량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코스피200 지수가 2.5%나 급락해 일부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긴 ‘도이치 사태’가 발생했고, 2013년 12월 ‘한맥사태’ 때는 코스피 200 옵션 주문 입력 오류로 한맥투자증권이 파산한 일도 있었다. 시장 개설 초기엔 개인투자자 비중이 70%에 달해 투기 우려도 제기됐다.
최근 파생시장은 성장 속도를 늦추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 보완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선물·옵션 거래 기본 예탁금을 올리는 등 투기적 요소를 억제해 개인 거래 비중을 26%까지 낮추고, 코스피200 옵션을 중심으로 거래량을 줄이는 대신 위험 헤지 수요에 맞춘 다양한 파생상품도 도입했다. 현재 시장에 각종 통화·금·국채 선물 등 상장된 파생상품 종류만 30개에 달한다. 지난 해에는 거래금액을 5분의 1로 축소한 미니코스피 200선물·옵션을 도입해 개인 거래자의 파생시장 진입 장벽을 낮췄다 .
이 같은 변화를 기반으로 거래소는 최근 유럽 증시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EURO STOXX) 50 선물’을 유렉스 외부 국가 중 세계 최초로 한국 증시에 상장키로 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이로써 투자자들은 해외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을 국내 시장에서 원화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파생상품 시장 발전을 위해 기존 상품을 환경의 변화에 맞춰 꾸준히 개선하고 새로운 상품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