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둘레길 달팽이 마라톤] "아이와 오손도손…가족 의미 되새겼죠"

"어린이날 만든 분 알게 돼 뿌듯"

곳곳에 방정환·한용운 등 묘소

4.7㎞ '사색의 길' 걸으며 情 나눠

시작 전부터 수백명 몰려 성황

5월 맞아 가족단위 참가 많아

1일 중랑구 망우산 사색의 길 구간에서 열린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봄기운을 만끽하며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권욱기자1일 중랑구 망우산 사색의 길 구간에서 열린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봄기운을 만끽하며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권욱기자




이종환(앞줄 오른쪽 두번째)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나진구(앞줄 오른쪽) 중랑구청장이 참가자들과 함께 둘레길을 걷고 있다.  /권욱기자이종환(앞줄 오른쪽 두번째)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나진구(앞줄 오른쪽) 중랑구청장이 참가자들과 함께 둘레길을 걷고 있다. /권욱기자


망우저류조공원에서 열린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서 줌마밴드 ‘통노마’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망우저류조공원에서 열린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서 줌마밴드 ‘통노마’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아이들이랑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찾다가 근처에서 달팽이 마라톤이 열린다고 해서 찾아왔어요. 걷는 거리도 적당하고 길도 험하지 않은 데다 걷는 중간중간 방정환·한용운 같은 인물이 묻힌 묘지를 보면서 안내도 들을 수 있어 아이들에게 참 좋은 기회가 됐어요.”

1일 서울 중랑구 망우산 ‘사색의 길’ 구간에서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16 제1회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 참석한 박정화(37·여)씨는 행사 참가 소감을 묻는 말에 밝게 웃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사색의 길은 서울 시내와 한강, 구리시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총 길이 4.7㎞ 완만한 경사의 산책길 코스로 둘레길 주변에 한용운·방정환·지석영·조봉암 등 애국지사와 저명인사들의 묘소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진행된 행사의 집결지인 망우저류조공원 운동장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수백 명의 참가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가정의 달인 5월의 첫날에 열린 이번 행사에는 유달리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았다. 운동장 모래 바닥에 글씨를 쓰며 노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손을 잡고 등산에 나선 30∼40대 부모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보시고 나온 50대 어르신들까지 그 면면도 다양했다. 참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족들과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부모와 조부모까지 5명의 식구가 함께 참가했다는 오준원(10)군은 “오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나 힘들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경치를 보며 걸으니 좋았다”며 “특히 어린이날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 몰랐는데 오늘 둘레길을 걸으며 방정환이 어린이날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돼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나진구 중랑구청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부회장은 “색이 예쁜 나무들을 볼 때마다 건강하게 살아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나 구청장은 “하루에 25분만 빠르게 걸으면 수명이 7년간 연장된다는데 가족과 함께 자연의 숨결을 느끼시면서 건강해지는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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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은 “서울 어디를 걸어봐도 중랑구 둘레길 만큼 예쁜 곳은 없다”며 “이런 행사를 주최하는 서울경제와 서울시에 감사드리고 오늘 오신 분들은 망우산의 기운을 받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발’ 외침과 함께 완주에 나선 참가자들은 서로 “힘내자”, “조금만 더 가면 돼”라고 서로 격려하며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코스를 완주했다. 주말 이른 아침부터 나와 달팽이 마라톤에 참가한 시민들은 완주가 뿌듯한 듯 완주점을 통과하며 “1등” 혹은 “해냈다”고 외치며 기뻐했다.

이색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개인 사업을 하며 서울경제신문을 30년째 구독 중이라는 윤병노(67)씨는 “애국지사가 많이 묻혀 있는 곳에 와서 걷게 돼 뜻깊다”며 “걸으며 자신의 목숨보다 국가를 소중히 생각했던 위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완주자를 위한 경품추첨 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1등 경품인 청호나이스 제습기를 받은 예원혜(55·여)씨는 “날씨와 코스 모두 정말 좋아서 다음에는 오늘 못 온 두 아들까지 모든 가족이 꼭 함께 와서 운동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서울경제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달팽이 마라톤은 서울둘레길 가운데 매달 최적의 코스를 엄선해 시민들과 함께 걷는다. 다음 행사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특별히 강북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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