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7차 당대회] '책임있는 핵 보유국' 자칭…先軍정치, 先核정치로 구체화

김정은 '핵·경제 병진' 고수

'항구적 전략노선' 첫 천명

핵보유국 지위 굳히기 시도

美와 동등입장서 협상으로

국제사회 제재 탈출 포석도

북한 고위 관계자들의 차량으로 보이는 고급 외제 승용차들이 8일 평양 인민문화궁전 앞에 주차돼 있다. 고급 승용차를 비롯한 사치품목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의해 대북 수출 금지 항목으로 규정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북한 고위 관계자들의 차량으로 보이는 고급 외제 승용차들이 8일 평양 인민문화궁전 앞에 주차돼 있다. 고급 승용차를 비롯한 사치품목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의해 대북 수출 금지 항목으로 규정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6일부터 개최된 제7차 노동당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할 것임을 천명하며 핵보유국 지위 굳히기에 나섰다.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항구적 전략노선’이라고 밝히고 ‘세계 비핵화’를 강조하면서 핵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병진노선의 또 다른 축인 경제 부문에서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하고 대외경제관계를 확대할 것임을 강조했다.

8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우리 당의 새로운 (핵·경제) 병진로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우리 혁명의 최고 리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로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3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핵·경제 병진노선을 항구적 전략노선임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김 제1위원장은 또 “핵무기 연구 부문에서는 세 차례의 지하 핵시험과 첫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핵강국의 전렬에 당당히 올려세우고 미제의 피비린내 나는 침략과 핵위협의 력사에 종지부를 찍게 한 자랑찬 승리를 이룩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또 북한을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면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 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세계 비확산 및 비핵화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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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미 핵을 보유했다는 자신감과 함께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과 핵보유국끼리 동등한 입장에서 핵군축 협상을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에서 벗어나겠다는 노림수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업총화 내용은 체제 위기를 극복하고 벗어난 김정은의 자신감이 많이 깔렸다”면서 “미국과 한국에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이제는 대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나온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정하오(鄭浩)는 7일 홍콩 봉황위성TV에 출연해 김정은이 “‘선군(先軍)정치’를 ‘선핵(先核)정치’로 구체화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핵무기 개발이 북한의 국방무기 개발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고 “이는 국제사회의 더욱 큰 주목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리명수 북한군 총참모장은 당대회 토론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명령만 내리면 “원수들의 정수리에 선군조선의 핵 뇌성(폭발음)을 터칠(터트릴) 것”이라면서 “서울 해방작전, 남반부 해방 작전을 단숨에 결속하고 미국이라는 땅덩어리 자체를 지구 상에서 완전히 없애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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