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C&C가 IBM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왓슨’에 대한 국내 사업권을 획득했다. 양측은 내년 초 왓슨의 한국어 버전 출시를 목표로 공동 작업에 착수했다. SK 측은 또 IBM과 창업지원 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SK(주)C&C는 IBM과 AI 관련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SK(주)C&C는 왓슨의 시스템 구축(SI)과 마케팅, 왓슨 생태계 시스템 구축 등 국내 사업에 대한 사업권을 얻었으며, 현재 왓슨의 한국어 학습에 참여한 상태다. SK(주)C&C 측은 “SK(주)C&C의 산업별 정보기술(IT) 서비스·빅데이터 기술을 왓슨과 결합해 AI 산업 생태계를 국내에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왓슨의 △자연어(일상어) 의미 분석 △기계학습(머신러닝) 기반의 데이터 검색 △대화 △문서 전환 등의 한국어 버전 API를 올해 안에 개발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PC 웹, 로봇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한글로 왓슨과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령 온라인 쇼핑의 경우 서비스 화면에서 왓슨을 호출한 뒤 필요한 상품의 특징과 왜 해당 상품을 사고 싶은지, 구매자의 취향은 무엇인지 등 정보를 제공하면 왓슨이 알아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또 왓슨이 인간의 일상어에 담긴 감정을 읽고, 문맥 파악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되는 중인만큼 ‘구두 주문’ 역시 가능하다는 것이 IBM 측의 설명이다. IBM 관계자는 “노인들도 온라인 쇼핑으로 원하는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SK(주)C&C와 IBM은 국내 AI 인재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며, AI 벤처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수십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 역시 조성하기로 했다. 또 경기도 판교에 ‘왓슨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AI 및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스타트업 관계자, IT 개발자라면 누구나 왓슨의 API를 활용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박정호 SK(주)C&C 사장은 “판교 클라우드 센터는 왓슨 기반의 국내 AI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모든 산업에 걸쳐 글로벌 AI 서비스 개발을 선도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 ‘킬러 AI 서비스’가 없는 만큼 왓슨과 손 잡으려는 시도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