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법정관리 부품 회사 팔아달라" 삼성 협력사의 황당한 주장

삼성 향한 또다른 포퓰리즘 공격

매각협상 불발 되자 삼성전자에 책임 떠넘겨

삼성선 "경영난 호소해 인수자 알아봐 준 것뿐"





지난 2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앞에서 협력사인 A사 직원의 시위가 있었다. 시위 이유는 다름 아닌 “삼성이 매각협상에 성실하게 나서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유를 좀 더 꼼꼼히 들여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A사는 삼성이 직접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A사 임직원들은 사실상 삼성이 매각을 책임지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 협력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를 팔아달라”며 삼성전자에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다. 삼성 탓에 회사가 팔리지도 않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대기업이 부품사를 직접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이라는 이유로 경제논리가 무시되고 있는 또 다른 ‘포퓰리즘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협력사 A사는 삼성이 먼저 매각을 제안한 실질적 매각협상의 주체이면서 자사의 매각협상 불발 책임이 삼성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 안팎의 얘기는 다르다. 삼성의 사정에 정통한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통상 지분투자나 M&A 등을 시도하는 경우는 기술집약적 혹은 투자집약적 전략부품이나 장비의 안정적 공급 등이 주요 이유인데 A사의 경우 컴프레서 프레스물을 공급하는 회사로 안다”며 “삼성은 이런 종류의 품목은 오히려 협력사에 넘겨왔다”고 전했다.

삼성 측의 답변도 이와 비슷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A사의 경우 지난해 11월 중국 사업장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사업 매각의향이 있다고 먼저 밝혀온 것으로 안다”며 “해당 부품은 국내에서는 A사가 독점적으로 부품을 공급해왔기 때문에 삼성이 직접 회사를 살 수는 없지만 다른 인수자를 알아봐 주겠다고 한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삼성에 따르면 A사의 경우 삼성이 주선한 매각거래가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불발되자 삼성에 대한 부품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협력사의 한 관계자는 “A사의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는 쪽과 파는 쪽이 생각한 가격에 대한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이라며 “매매시 기본적으로 많이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 차이가 너무 벌어졌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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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A사는 최근 있었던 M&A 시도에서 매각 희망가로 85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A사는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고 최근 있었던 회계법인 실사에서는 100억원 정도가 적정가격으로 나왔다. A사 입장에서는 지금까지의 투자금액을 감안한 것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무리가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가격 차이가 매각이 결렬된 주요 원인임에도 그 모든 이유를 삼성에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너무 높은 가격으로 회사를 매각하려고 하다 보니 무리수가 많다”며 “부품공급 중단으로 삼성을 압박하고 3월 말 이후 한 달여 이상 공장을 돌리지 않아 임직원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도 인수후보 업체와의 매각금액 차이를 삼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삼성이 주요 협력사에 부당하게 물량을 줄이고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A사는 2014년 이후 있었던 삼성의 협력사 비용 효율화 같은 요청을 한 것을 갖고 삼성이 강제로 기금을 갹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2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는 얘기까지 하는 중이다.

또 삼성이 중국에서 A사가 공급하던 부품을 현지 업체와 이원화하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나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하고 있다. 삼성 탓에 경영이 어려워졌으니 이후의 경영실패는 모두 삼성이 책임지라는 논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A사는 2004년 중국에 진출한 후 공장을 크게 늘렸는데 과도한 중국 투자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다”며 “이 때문에 2013년 법정관리 신청을 하게 된 것이며 경영성과 악화는 1차적으로 스스로에게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A사 측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인수후보 업체를 드러내지 않고 실질적으로 본사 매각의 모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올 3월 M&A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며 “800억원 이상이 투자된 3개 공장을 감정가 수준인 230억원으로 유형자산만 인수하겠다는 것은 회사를 고사시키기 위한 치밀한 행위”라고 했다.

/김영필기자 susop@sedaily.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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