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계 투자자 메이플트리가 국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물류센터 매각에 나선다. 메이플트리는 지난 2008년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총 11개의 물류센터를 매입한 외국계 투자자다. 특히 자산을 장기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계 투자자가 매각에 나서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메이플트리는 최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1203-1 일원에 위치한 물류센터(옛 고려항업·사진) 매각을 결정하고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평택 물류센터는 총 연면적 10만914㎡ 규모다. 메이플트리는 지난 2011년 약 760억원에 이 물류센터를 사들였다.
메이플트리의 이번 물류센터 매각은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평택 물류센터를 매각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임차인 확보 및 유지관리가 용이한 수도권 남부 주요 고속도로 인근 입지 위주로 신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매각은 한국 시장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택 물류센터는 보통 메이플트리가 선호하는 규모에 비해 투자금액이 크며 평택항의 수요에 특화돼 있다”며 “앞으로는 물류센터 투자 규모로 가장 선호되는 300억~600억원 규모의 자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메이플트리 홈페이지에 공시된 자산 가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메이플트리가 그간 한국에 투자한 총 11개 자산의 가치는 약 3,133억원이며 이중 평택 물류센터의 현재 자산가치가 721억원으로 가장 크다. 나머지 물류센터의 자산 규모는 전부 400억원 이하다. 한편 메이플트리로지스틱스트러스트(MLT)는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 리츠로 상장돼 있으며 싱가포르를 비롯해 한국·호주·일본·중국 등 전 세계 8개국 118여개의 물류센터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