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서울포럼 2016] "신체기능 향상서 인지·감정까지...'증강인간' 탄생 머잖았다"

<세션3>웨어러블 로봇 & VR...상상을 현실로, 현실을 가상으로

휴 허 교수 "장애 극복 넘어 맞춤형 신체 시대 열릴 것"

김태용 상무 "VR는 다양한 경험 제공하는 새로운 매체"

서울포럼2016 둘째 날인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세션3 드론&로보어드바이저 대담에서 휴 허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박현섭(왼쪽부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 PD, 한창수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휴 허 MIT 교수, 김태용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송은석기자서울포럼2016 둘째 날인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세션3 드론&로보어드바이저 대담에서 휴 허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박현섭(왼쪽부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 PD, 한창수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휴 허 MIT 교수, 김태용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송은석기자




기술은 인간을 증강(增强)한다. 신체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상상력을 토양으로 인간의 육안을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도 한다. 12일 ‘상상을 현실로, 현실을 가상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포럼 2016 세번째 세션에서는 이처럼 인간의 영역을 확장하는 웨어러블과 가상현실(VR)에 대한 연사들의 통찰력 있는 강연이 펼쳐졌다. 이날 연사로는 휴 허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와 김태용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각각 생체공학(바이오닉스)과 VR에 대해 강연했다.


실제 인간의 몸과 똑같이 작동하는 생체공학적 의수·의족을 개발하고 있는 휴 허 교수는 “생체공학이 ‘증강인간’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의수·의족뿐 아니라 외골격(엑소 스켈레톤), 웨어러블 로봇 등을 통해 신체의 기능이 향상되고 나아가 인지기능과 감정까지 확장된 것이 증강인간이다.

1차 목표는 장애 극복이다. 휴 허 교수가 이끌고 있는 MIT 미디어랩은 △뇌 신경전달의 입출력 △말초신경계의 입출력 △인공신체의 제작 △생체 재생 등 총 4개의 단계로 나눠 실제 신체 부위처럼 작동하는 기구를 만든다.


우선 뇌를 지도처럼 볼 수 있도록 시각화(매핑)했다. 뇌 신경이 어떤 형태와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지를 파악한 것이다. 뇌 매핑에는 광유전학이 활용됐다. 뇌세포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빛을 쬐면 반응하는 세포를 쫓는 식이다. 휴 허 교수는 “시력을 잃은 쥐를 활용해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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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부위로의 신경 전달이 다음 단계다. 장애 부위에 전극을 부착해 신경을 전달하는 것이다. 휴 허 교수는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의수·의족과 신체가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착용자가 생각하는 대로 신호가 전달돼 보다 ‘말을 잘 듣는’ 의수·의족 제작이 가능하며 여기에는 전기작동이나 발광다이오드(LED), 무선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 기계적인 기능까지 추가할 수 있다. 휴 허 교수는 “착용자 개개인한테 딱 맞는 ‘맞춤형 의수·의족’이 가능하다”며 “이제 (사이즈) 라지와 미디엄, 스몰의 시대는 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의 수혜자는 장애·비장애인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비장애인도 외골격, 웨어러블로 운동을 하거나 이동을 더 빨리할 수 있다”며 “스스로 몸을 디자인하는 ‘맞춤형 신체’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할리우드 SF 영화 ‘나니아연대기’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던 김태용 상무는 VR의 핵심요소로 현장감과 몰입감을 꼽았다. VR가 정보와 경험을 전달하는 새로운 매체라면 실제와 다를 것 없으며 빠져들 수 있을 만한 ‘이야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VR는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상무는 “초창기 시절 VR와 게임의 접목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았다. 현재 다양한 VR기기가 나오게 된 원동력도 게임”이라며 “주요 가상현실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도 게임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360도 VR 영상을 시작으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에 VR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김 상무는 “VR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개인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느낌,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를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느낌 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 VR의 장점”이라며 “심리치료 등 의학적인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용한데다 재미있고 신기한 VR지만 어지럼증과 화질 등 아직 개선점이 많다는 것이 김 상무의 설명이다. 이 같은 문제들은 VR에 대해 일부에서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VR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VR가 스마트폰·웨어러블 같은 모바일기기를 뛰어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VR에 대한 열광을 부채질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오큘러스·마이크로소프트(MS)·소니·HTC 등 제조사들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형 기기를 앞다퉈 쏟아내는 이유다. 하지만 반대로 HMD가 외려 VR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거추장스럽게 머리에 써야 하고 휴대도 불편하며 VR 시청 시 어지러움을 완벽하게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양준·이종혁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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