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대우사태에서 배운 이 시대 생존법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대우사태를 기억하십니까.’ 재계서열 2위를 10여년간 지켜온 대한민국 대표 그룹이 파산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파산 전 대우는 41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국내외 약 25만 명의 직원이 근무하던 대기업이었다. 동유럽, 베트남 등 해외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고 대우자동차는 세계 10대 자동차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했다.

‘세계 경영’을 외치던 재벌기업이 한 순간 문을 닫은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한 마디로 표현하면 ‘욕심’이었다. 승승장구하던 대우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닥뜨린다. 하지만 해외사업 확장을 유지하고 쌍용차 인수에 착수하는 등 사업확대의 전략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자금난을 겪게 된 대우는 채권을 추가 발행하며 400%가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했고, 외환위기로 인한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대우’라는 이름은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된다.


체계적인 계획 없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사업확장과 추진은 대기업을 집어삼켰다. 수익기반이 탄탄한 기업체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그렇다면 개인은 어떨까. 이른바 100세 시대. 한국인의 평균수명 81세를 기준으로 평균 은퇴연령 53세를 반영하면 28년을 소득 없이 살아가야 한다. 과연 길어진 수명이 축복인가. 점점 더 길어지는 노후를 충분히 대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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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OECD 발표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노인 빈곤율은 48.5%로 전체 96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연구소와 메트라이프생명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76.6%가 아직 경제적으로 은퇴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항목으로는 자녀교육비가 33.5%로 단연 1위, 식료품 구입비 16.6%, 교통비 11.0%가 뒤를 이었다.

한편 국민 가계대출은 매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700조 규모였던 가계대출액이 최근 1,200조 원에 달했다. 신용도가 낮은 계층은 제1금융권 대출이 안 돼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과연 총지출의 33.5%를 차지하는 자녀교육비는 체계적인 재무계획 하에 도출된 항목일까.

지출을 줄이지 못하면 수입을 늘리면 된다. 월급·매출 등 순유입을 늘리기 어렵다면 현재 자산을 증식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아쉽게도 대한민국 자산관리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는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 대한민국 국민은 전체 금융자산의 절반을 현금 및 예금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미국 등 금융선진국의 경우 주식·펀드 등 투자자산 비중이 80% 이상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장기 경제계획이 개인마다 필요한 때다. 체계적으로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현명한 자산관리를 이행할 때 우리는 ‘돈 걱정 없는 노후’를 보낼 수 있다. 환경을 고려한 재무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절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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