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메트로폴리스인 뉴욕과 런던의 밝은 불빛과 빠른 발걸음을 이제 잊어야 한다”면서 “신세대 금융인들의 도시생활은 잭슨빌과 바르샤바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뉴욕과 런던의 금융 부문 일자리 4만2,000개가 사라졌다. 뉴욕에서 2만7,000개, 런던에서 1만5,000개가 각각 줄었다. 도시 전체 금융 부문 일자리의 6%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라진 금융사 일자리의 대부분은 회계·구매·인사·전산(IT) 등 백오피스(back office)로 불리는 지원부서 업무다. 영업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지원업무는 회사가 위기에 처하면 항상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되는 분야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와 금융규제 강화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다국적 금융사로서는 지원부서 운영비용 절감이 실적 악화를 만회하는 데 가장 손쉬운 해법이다. 특히 최근 금융규제 강화는 지원부서 운영비용 증가를 야기했다. 자문사 보이드는 최근 18개월간 뉴욕과 런던의 지원부서 운영비용이 10~12% 올랐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뉴욕과 런던에서 수행하던 지원부서 업무가 이전된 곳은 잭슨빌·바르샤바를 비롯해 캐나다 몬트리올, 스페인 마드리드 등이다. 잭슨빌에는 최근 금융사 매커리와 도이체방크, 회사법인 언스트앤영의 사무실이 들어서면서 4,000명이 이사를 왔고 바르샤바에도 4,000명의 금융인력이 이주했다. 또 몬트리올에는 2011년 이후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지원인력 5,000명이 유입됐으며 마드리드에는 2,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잭슨빌은 지원부서 운영비가 뉴욕보다 23% 적게 들고 몬트리올은 세금혜택 덕에 40%의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바르샤바와 마드리드는 런던보다 각각 60%, 47%가량의 운영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FT는 전했다.
금융컨설팅 회사 존슨어소시에이트의 앨런 존슨 관리책임자는 “뉴욕이나 런던은 생활비가 비싼 만큼 인건비도 높다”며 “실적악화에 직면한 금융사들은 지원부서가 반드시 맨해튼이나 런던 도심 한가운데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두 도시의 금융 부문 일자리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