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전자기기] 스마트폰에 결착하는 정밀 3D 스캐너
2012년 라훌 코두리, 애스펀드 칸, 리처드 보어스는 접시형 태양 추적시스템을 설계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원인을 찾기 위해선 금속제 접시를 3D 스캔해 휘어진 모양을 정확히 파악해야 했다. 그런데 3D 스캐너의 가격이 엄청나게 비쌌다.
“가장 저렴한 제품이 2만 달러나 됐어요. 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죠. 그래서 오픈소스 자료실에서 관련기술을 배워가며 저렴한 레이저와 카메라를 가지고 3D 스캐너의 개발에 직접 나섰습니다.”
이렇게 만든 기기의 성능 향상에 매진하던 세 사람은 많은 DIY 마니아들이 값싸고 정밀한 3D 스캐너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마트폰을 정밀 3D 스캐너로 변신시켜주는 ‘이오라 3D(eora 3D)’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이 레이저 스캐너는 산업용 3D 스캐너와 동일한 해상도를 자랑하면서 가격은 319달러에 불과하다. 오는 6월부터 사전예약 고객에게 초도물량이 배송될 예정이다.
이오라 3D의 핵심은 스마트폰이 가진 연산능력과의 결합이다. 칸에 의하면 이 덕분에 하드웨어적 혁신에 부합하는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가능했다고 한다.
물론 이미 다수의 스마트폰 스캐너가 출시돼 있지만 해상도가 매우 낮다. 신뢰성 높은 깊이감 데이터의 캡처 없이 단순히 이미지를 이어붙인 탓이다.
반면 이오라 3D는 녹색 레이저가 단 5분만에 800만개 지점을 스캔, 정확한 깊이감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스마트폰 화면에 보여준다. 최대 1m 크기의 물체까지 스캔 가능하며, 피사체를 모든 각도에서 스캔할 수 있도록 레이저와 동기화돼 회전하는 블루투스 기반 턴테이블도 별도 제공된다.
덩치 큰 피사체의 경우 여러 각도에서 스캔한 뒤 각 이미지를 이어붙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발명품: 이오라 3D
발명자: 라훌 코두리, 애스펀드 칸, 리처드 보어스
제작사: 이오라 3D eora3d.com
기술 성숙도: ◆◆◆◆◆
[드론] 오픈소스 드론 잠수정
4년 전 보물을 탐사 중이던 에릭 스택폴과 데이비드 랭은 저렴한 원격조종 무인 잠수정(ROV)이 필요했다. 금이 묻혀 있다는 소문이 무성한 해저동굴 탐사를 위해서였다.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뜻이 맞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고, 어느새 ROV 설계를 위한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구성됐다.
해저동굴의 보물은 헛소문으로 확인됐지만 생각지 못한 새로운 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저비용 해저탐사 시장이었다.
결국 스택폴과 랭은 누구나 손쉽게 해저를 탐사하게 해줄 ROV 키트를 개발했고 지금껏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를 이용해 고양이 고래, 조개의 생체형광(biofluorescence) 현상 등을 관측했다.
그리고 이제 포장을 뜯기만 하면 곧바로 해양탐사에 투입할 수 있는 최신 유선 ROV ‘트라이던트(Trident)’를 내놓고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스택폴에 의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트라이던트의 신기능 개발에 도움을 줬다고 한다. 심도 100m의 잠항 능력, 정밀 기동을 구현해주는 3중 스러스터(thruster) 설계, 안정적이고 신속한 이동을 보장하는 유선형 선체 디자인 등이 그것이다.
“덕분에 트라이던트는 횡단 이동이 가능합니다. 해저면이나 호수바닥과 평행선을 이루며 반자율 잠행해 지형을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죠. 특히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운용 목적에 맞춰 특수 조명장치, 물 표본 수집장치 등을 추가 탑재시킬 수도 있습니다.”
트라이던트는 조종도 매우 쉽다. 반응이 느리고 둔한 일반 ROV와 달리 제트전투기를 조종하는 느낌이라는 게 랭의 표현이다.
“올 11월 정식 출시될 트라이덴트를 직접 조종해보면 그 맛에 중독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발명품: 트라이던트
발명자: 에릭 스택폴, 데이비드 랭
제작사: 오픈ROV openrov.com
기술 성숙도: ◆◆◆◆◆
[맛있는 발명상] 앨튼 브라운
미국의 음식전문 방송국 푸드네트워크의 간판 MC인 앨튼 브라운은 자신의 프로그램 ‘굿 이츠(Good Eats)’에서 주방기구들을 해킹했다. 첫 시즌에서 카드보드지로 생선 훈제기를 만든 이래 해킹의 규모와 쇼맨십은 나날이 커졌다. 2014년 방영된 ‘이디블 인에비터블(Edible Inevitable)’에선 1,000W 전구 54개를 이용해 3분 만에 피자를 구워내는 초대형 오븐 ‘메가 베이크(Mega Bake)’를 제작하기도 했다.
‘제트 크림(Jet Cream)’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역작이다. 각각 탄산가스와 초콜릿 크림 혼합물을 주입한 두 개의 소화기를 활용, 단 10초만에 1갤런(3.8ℓ)의 탄산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진다.
“실험은 호기심을 표출하는 가장 뛰어난 방법입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잇 유어 사이언스(Eat Your Science)’를 통해 알고 있는 것과 배울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매칭시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잔디깎이를 분해하고, 제트팩을 만들어보라고요. 그리고 주방이 실험실이라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주방은 어느 집에나 있다는 점도요.”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SARAH STANLEY, JASON LEDE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