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아웃도어 시장 뒤흔든 정영훈 K2 대표의 역발상

첫 세컨드브랜드 '아이더'

골프웨어 '와이드앵글' 등

고비마다 브랜드 다양화로

매출 400억→1조대 키워

올 獨 '살레와' 신규 론칭

고기능 제품으로 승부수



정동남 K2코리아 창업자의 장남인 정영훈(사진) 대표는 2002년 부친이 서울 북한산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갑작스레 회사 경영을 맡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34세. K2코리아의 대표를 맡기엔 상당히 어린 나이였지만 정 대표는 특유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40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 매출을 현재 1조원으로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는 패션·아웃도어 업계서 성공한 2세 경영자로 손꼽힌다”며 “손대는 브랜드마다 성공을 이어가는 그의 노하우를 주목하고 배우려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정영훈 대표의 성공신화가 아웃도어 정체기 돌파모델로 재조명받고 있다. 휠라·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대형 기업조차 손을 뗄 정도로 아웃도어 시장이 레드오션이 됐지만 정 대표는 고비 때마다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트렌드를 선도하고, 론칭하는 브랜드마다 대박을 터뜨리며 K2코리아 및 관계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K2코리아에 따르면 K2·아이더·와이드앵글·살레와·K2세이프티의 전체 매출은 2013년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4년 1조2,500억원, 2015년 1조1,190억원을 기록하며 1조 매출을 수성 중이다. 2002년 매출(4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0배 이상 회사 규모가 커졌다.

이 같은 성공은 역발상에 가까운 정 대표의 다각화 실험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 대표는 신발 위주였던 K2를 의류 중심으로 전환해 불모지나 다름없던 아웃도어 시장을 개척했고, 2006년 업계 최초로 세컨드 브랜드 ‘아이더’를 들여왔다. 이미 K2의 브랜드 파워가 커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 색깔을 다양화한 것이다.


20~30대를 겨냥한 아이더는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폭발적 인기를 끌며 론칭 10여년 만에 4,500억원이 넘는 대형 브랜드로 거듭났다. 아이더 관계자는 “K2가 전통 아웃도어 강자란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아이더는 트렌디한 이미지로 차별화를 시도했다”며 “아웃도어 시장에 세컨드 브랜드의 붐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젊은 고객을 흡수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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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정점기였던 2014년 느닷없이 합리적 가격대의 골프웨어 ‘와이드앵글’을 론칭한 것도 화제를 낳았다. 당시 정 대표는 골프웨어가 하향세라는 의견을 반박하며 “골프는 어떤 형태로든 대중화될 것이고, 골프웨어도 가격만 합리화되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브랜드 출시를 밀어붙였고, 와이드앵글의 매출을 2014년 하반기 150억원에서 지난해 650억원으로 급성장시켰다. 정 대표의 전망대로 소비자들이 골프로 대거 유입되면서 형지(까스텔바작), 신세계(마크앤로나), 코오롱(왁) 등 패션기업들이 너도나도 골프웨어를 론칭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독일의 고기능성 정통 아웃도어 ‘살레와’를 국내에 론칭하며 업계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아웃도어 시장 정체로 아예 사업을 접거나 폭탄세일을 이어가는 업체가 허다한데도 고가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살레와 도입은 의외였지만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며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젊은 층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있다”며 “시기적절하게 브랜드를 다양화하면서 어려운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한 정 대표의 혜안과 타이밍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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