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대만·중국에 이어 일본과 공동 지수를 개발한다. 양국 증시에 상장된 특정 종목을 섞어 하나의 지수로 만든 후 한국과 일본은 물론 각국 증시에 동시 상장할 계획이다.
17일 KRX에 따르면 KRX와 일본거래소(JPX) 이사장 및 임원진은 지난 13~14일 양일간 국내에서 회의를 열고 양국 간 지수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에 대해 공동 검토중이다. 양국 거래소는 다음달부터 실무진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한일 공동지수의 내년 상장 시기와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헬스케어와 일본이 강점을 보이는 로봇 등의 종목을 혼합해 하나의 지수로 만들어 각각 시장에 동시 상장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구체적인 종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 지수나 금값 등 특정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과 같이 사고팔 수 있으며 개별 주식처럼 매매 편의성이 높고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해외 국가와 공동지수를 개발해 상장할 경우 국가 간 시차·환전에 따른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증권사 수수료 부담도 덜 수 있다. 해외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지수 투자를 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일본과의 공동지수 개발은 KRX가 최근 추진 중인 아시아 주요 증권시장과의 공동사업의 일환이다. 최경수 KRX 이사장은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글로벌 ETF 컨퍼런스’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지수를 해외 거래소와 공동개발해 이를 추종하는 지수추종형 상품(ETP)을 상장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대만거래소(TWSE)와 ETF 교차상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초에는 중국 선전거래소(SZSE)와도 공동협력사업과 관련한 실무자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거래소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양국의 대표 ETF를 교차상장하고 정보기술(IT)·반도체지수 개발을 진행 중이다.
거래소는 ETF뿐 아니라 파생상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향후 아시아 및 글로벌 거래소와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유럽 증시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EURO STOXX)50 선물’을 유렉스(독일거래소그룹 산하 파생상품거래소) 외부 국가들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한국 증시에 상장한 바 있으며 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증시 선진화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