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통화 선물, 해외 바이백 등 보다 다양한 상품으로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을 확대한다. 조만간 ETN 상장 건수 100건 돌파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ETN 시가총액에 비해 거래량이 턱없이 적은 만큼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오는 26일 총 4종의 ETN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바이백 ETN’ ‘일본 바이백 ETN’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대형주·중형주 ETN, 유럽 대형주·중형주 ETN를 추가해 총 6종을 판매한다. 7월께에는 유럽 바이백 ETN을 선보이며 ‘바이백 시리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ETN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증권(23종)·NH투자증권(24종) 수준으로 ETN 종류를 늘릴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도 26일 엔화·유로화 선물 ETN 5종목을 상장한다. 엔 선물 ETN·레버리지 엔 선물 ETN·인버스 엔 선물 ETN, 유로 선물 ETN·인버스 유로 선물 ETN이 새로 발행된다. 이 회사는 앞서 테마주·중국 국채·코스피 선물 등 9종의 ETN을 상장한 바 있다.
미래에셋·한투증권이 26일 각각 새 ETN을 상장하면 국내의 ETN 발행 종목은 100종을 돌파하게 된다. 개설 첫해인 지난 2014년 말 10개 종목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세다. 당시 4,740억원이었던 시가총액도 19일 2조3,758억원으로 급증했다.
NH·삼성·미래에셋 외에도 여타 증권사도 ETN 시장에 뛰어든다. 대신증권(003540)이 이미 ETN 출시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하나금융투자도 ETN 발행을 내부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ETN 발행요건인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증권사는 모두 ETN 시장에 진입하는 셈이다. 배준영 미래에셋증권 멀티운용팀장은 “증권사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운용 상품이다 보니 투자은행을 지향하는 증권사들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전반적으로 상품 구색을 맞추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일 거래량(17일 기준 368억7,000만원)을 늘리려면 추가적인 제도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 ETN 발행사 관계자는 “해외 ETF는 비과세 해외펀드의 세금 면제 혜택을 적용받지만 해외 ETN은 제외되는 등의 차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발행사 기준과 발행 한도(자기자본의 50% 이내)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