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포르쉐 노조위원장 사무실에 '수상한 몰래카메라'

공식 딜러사 대치점서 몰카 발견

옷 갈아입고 대화하는 장면 찍혀

"사측편인 전 노조위원장이 촬영

노조 탄압 목적" 검찰에 고소장

연루 의혹에 SSCL "관련 없다"

포르쉐코리아의 공식 딜러사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의 노조위원장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수상한 ‘몰래카메라’가 발견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SSCL은 외제차 딜러사 중 유일하게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로 노사 간 마찰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노조 측은 이번에 발견된 ‘몰카’가 사측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창규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SSCL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센터 직원 14명은 19일 서울중앙지검에 전임 노조위원장 이모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고소장 내용을 검토한 후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고소인 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포르쉐 대치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사무실에서 탁상시계로 위장된 몰래카메라를 발견했다. 이 사무실은 24명의 영업직원과 여직원을 포함한 2명의 사무직 직원, 지점장 등 모두 27명이 근무하는 곳이다. 이 중 14명은 노조 조합원이었다. 이 몰래카메라는 3개월가량 설치돼 있었으며 전원이 연결돼 있어 24시간 녹화·녹음이 가능한 기종으로 확인됐다.


카메라를 입수한 노조 측에서 녹화된 영상을 확인해본 결과 카메라는 입구를 포함해 사무실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었다. 영상에는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과 직원들의 대화 내용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창규 노조위원장은 내용을 확인한 후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아 사건과 관련한 상담을 받았다. 카메라는 이튿날(29일) 자취를 감췄다.

관련기사



SSCL은 이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전임 노조위원장이었던 이씨가 자신의 책상에 이를 설치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카메라는 다른 직원인 김모씨가 구입해 이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SCL 측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조사 결과 이씨가 자신의 물건이 없어지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던 것”이라며 “밝히지 않고 카메라를 설치한 부분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리고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받고 업무에 복귀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은 카메라가 이씨의 책상이 아닌 사무실을 향하고 있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SSCL 초대 노조위원장이었던 이씨는 2015년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노조를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내부에서는 이씨가 사측으로부터 회유를 받고 태도를 바꿨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정황에 비춰보면 SSCL 사측이 노조위원장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감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다만 이에 대해 SSCL은 “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창규 위원장은 “회사 측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의심을 드러냈다. 노조는 고소장에서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목적인지 고소인들은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SCL 노조는 2014년 업계 최초로 노동조합을 설립한 뒤 사측과 강한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해에는 노조가 기본급·휴일수당 보장 등을 주장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사측이 노조 설립을 주도한 4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진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