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최대한 TV 시청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서 디자인이 시작됐습니다.”
삼성전자가 올 초 출시한 2016년형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의 디자인 개발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19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디자이너들은 사용자가 최대한 TV에 몰입할 수 있도록 두꺼운 베젤과 주변에 널린 잡동사니들, 기기 뒷면의 복잡한 전선까지 모두 없앴다.
SUHD TV를 정면에서 보면 화면 아래에 공간이 있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TV 화면 테두리를 장식하고 있는 베젤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TV 화면을 떠 있는 듯 보이게 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조철용 삼성전자 VD사업부 제품디자인그룹 수석은 “얇은 스탠드가 큰 화면을 안정적으로 받치려면 무게중심을 잡는 일이 중요한데 정확한 무게중심을 찾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 커브드 TV 베젤은 화면의 곡선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없애는 일도 어려웠다. 이규복 삼성전자 VD사업부 제품디자인그룹 선임은 “TV 내 모든 부품의 조립 순서를 전부 거꾸로 바꿔야 할 만큼 완전히 새로운 시도였다”며 “디자인팀은 물론 패널·기구·화질 등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처음부터 함께 했기에 세계 최초의 베젤리스 커브드 SUHD TV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 끝에 탄생한 SUHD TV는 어느 공간에 배치해도 어색하지 않은 ‘360도 디자인’을 갖추게 됐다. SUHD TV 후면은 전선이나 나사 하나 없이 매끄러운 메탈로 이뤄져 있다. 이재능 삼성전자 VD사업부 제품디자인그룹 선임은 “TV 후면은 보통 셋톱박스나 홈시어터 등 각종 주변기기 연결선들로 어지럽기 마련인데 원커넥트를 이용해 최소한의 선만 노출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VD사업부 디자이너들은 ‘공간에 녹아드는 TV’를 디자인하기 위해 도쿄·런던 등 세계 각국의 집을 빌려 직접 살아보기도 했다. 또한 메탈 소재의 최적 활용 사례를 찾기 위해 덴마크에 위치한 시계방까지 방문하기도 하는 등 SUHD TV에는 디자이너들이 세계 곳곳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집약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