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경찰이 곳곳에서 펼쳐 든 우산 아래에서 경호를 받으며 걷고 있다. /김해=연합뉴스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비노계 야권 정치인들에게 친노 지지자들의 막말이 쏟아졌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아예 추도식을 찾지 않아 배타적 친노 세력과 선을 긋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23일 봉하마을로 향한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욕설을 마주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를 자처한 사람들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에게 “지역감정을 조장하지 마라. 남의 제삿날에 왜 오느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가 이들을 말리려 했으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험한 소리는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비껴가지 않았다. 지지자들은 김종인 대표를 향해 “왜 깽판 치느냐. 진정한 친노가 돼라”며 핏대를 세웠다. 공천배제로 탈당한 이해찬 의원을 다시 복당시키라는 압박도 이어졌다.
비노계 야권 정치인들을 향한 친노 지지자들의 격한 대응은 지난해 추도식에서도 발생했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추도식에서 물병 세례까지 받았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다른 세력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는 친노의 특성을 지지자들이 또다시 보여준 것”이라며 “더민주를 친노정당처럼 보이게 하고 비노계 정치인들이 친노와 손을 잡는 것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소”라고 꼬집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정동영 국민의당 당선자는 이날 추도식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배타적인 친노세력과 선을 확실하게 그었다. 이종화 정치평론가 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향후 정치행보에서 친노와는 함께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동영 당선자 역시 친노를 고사시켜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내비친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