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Science&Market] 우주개발,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본지 객원 기자

전폭 지원에 황금기 열렸지만

연속성 없으면 결실 보기 어려워

우주개발 통한 경제 활성화 위해

2020년 이후 구체 계획 시급





최근 자주 인용되는 ‘골든타임’은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 금쪽같은 시간을 지칭한다. 의학적으로는 심장 마비, 호흡 정지, 대량 출혈 등이 일어난 후에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또 가장 좋은 시기를 가리키는 ‘황금기’라는 의미도 있다.

우주개발에도 두 가지 의미의 골든타임이 함께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현재 우주개발은 황금기에 해당하는 골든타임이다. 대통령이 달착륙 조기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조원 수준의 한국형발사체(KSLV-Ⅱ) 개발을 통해서 산학연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오는 2020년이면 우리도 KSLV-Ⅱ와 달착륙선 개발 경험을 통해서 독자적 우주개발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세계 우주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제성 있는 우주개발을 목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한미우주협력협정도 체결됐다. 달 탐사를 위한 한미 협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새로운 우주협력사업 도출의 호기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신기전과 혼천의로 대표되는 우주개발 부흥기였던 조선시대 세종대왕 이후로 지금이 우주개발의 황금시기이다.


하지만 현재의 ‘우주개발 황금기’를 연장하지 못하면 우주개발 암흑기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과거와 달리 복지예산의 지속적 증액 요구로 연구개발 예산의 확대가 제한적이다. 이런 이유로 향후 우주개발 예산이 부족하게 지원되거나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경우, 대한민국의 우주개발은 호기를 놓치고 다시 주저앉을 수 있을 위험성이 있다. 특히 우주개발은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번 쉬게 되면 다시 시작하기가 버겁다. 한 번 중단되면 특히 산업체 인력과 기술 인프라가 모두 흩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사가 이를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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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주강국들의 관심은 비용절감이다. 그래서 우주강국들은 저비용·고효율 발사체 개발을 적극 지원해왔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저렴한 우주’를 위한 기술개발 경쟁이 억만장자들을 통해 수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자동차 ‘테슬라‘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저스가 세운 블루오리진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 1단 로켓의 회수실험에 연이어 성공한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의 우주개발 경쟁은 가히 ‘스타워즈(Star Wars)’라고 불릴 정도로 뜨겁다. 그들은 재사용을 통한 로켓 발사 비용 줄이기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왜 세계적 부자들이 우주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는가. 그들은 우주개발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주 분야에서는 돈을 벌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온 우주 분야 전문가들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으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대한민국도 우주개발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중요한 시점이다. 에너지 문제 해결 등 우주개발을 통한 신산업(new business) 창출에 대한 혁신적 에너지가 결집돼야 할 때다.

우리나라는 비용절감을 통한 경제성 있는 우주개발을 생각하기 이전에 우선 핵심기술개발이 급선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달라져야 한다. 경제성 있는 우주개발이 필연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선언적으로 표현돼 있는 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적합한 우주개발 추진로드맵이 구체적으로 설정돼야 한다. 예산계획이 따라야 함은 당연하다. 이제는 2020년 이후 우주개발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우주개발의 골든타임이다. 황금기를 지속할 것인가 주저앉을 것인가. 또 다른 의미의 골든 타임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돈이 되는 우주개발을 위해서 뛰고 있다. 대한민국의 우주개발이 차세대 먹거리로 연결되도록 모든 관계자의 필사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산학연관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 소통 없이는 협력도 어렵다. 이를 위해 정부의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예산 및 행정적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속적인 우주개발이 가능하도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 바로 준비하고 실천해야 하겠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본지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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