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바이오 복제약, 미국 진출 첫 발 뗐다

면역치료제 SB2, FDA 승인 신청

1년간 본심하 후 판매여부 확정

휴미라 등 복제약 줄줄이 대기

내달 유럽서 임상결과 9건 발표도

/이미지투데이/이미지투데이




삼성이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셀트리온 램시마와 같은 복제약인 ‘SB2’의 판매허가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낸 것인데 삼성이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의미가 크다. 국내 업체 가운데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를 내놓은 곳은 셀트리온뿐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4일 미 FDA에 제출한 ‘SB2’ 제품 판매허가신청서가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약 60일간의 사전심사를 통과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1년 동안의 본심사를 통해 판매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SB2’의 원본약은 인플릭시맙으로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인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기능 이상으로 면역세포가 정상 장기나 조직을 공격해 생기는 병이다. 인플릭시맙의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9조원가량이다. 이중 미국 내 매출 비중은 약 59%다.

‘SB2’는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12월 렌플렉시스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획득했고 지난 4월에는 유럽의약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긍정적 의견을 받아 유럽 판매를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 FDA에 ‘SB2’ 판매허가를 신청하면서 낸 서류는 약 12만장. 이를 모두 출력해 높이 쌓으면 웬만한 건물의 천장에 닿거나 이를 넘는다는 게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의 설명이다.

이는 FDA의 요구사항이 많고 꼼꼼하게 본다는 뜻이다. 뒤집어 말하면 FDA 심사를 통과해 미국 내 판매길이 열리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당 제품을 팔 수 있다는 얘기다. 3억 인구의 미국은 세계 최대 바이오시장이면서 업체 입장에서는 자사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에 삼성이 ‘SB2’ 판매허가 신청을 낸 것은 이 같은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바이오에피스의 기술력은 이전에도 꾸준히 입증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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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2’만 해도 임상 3상 결과가 ‘2015 유럽 류머티스학회(EULAR)’와 ‘2015 미국 류머티스학회’에서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 제품의 효능이 간접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이뿐이 아니다.

이미 바이오에피스는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복제약인 브렌시스(유럽명 베네팔리)를 팔고 있다. 이 약의 원본약 판매처인 암젠은 캐나다에서 삼성 제품에 판매허가금지 신청을 했다가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새로 나올 약(바이오시밀러)도 많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복제한 ‘SB5’는 현재 임상 3상 중이고 유방암에 쓰이는 허셉틴과 대장암약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인 ‘SB3’와 ‘SB8’도 임상 3상에 있다. 머크와 개발을 협력한 당뇨치료제 복제약인 ‘SB9’은 유럽에 판매허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음달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2016 유럽 류머티스학회’에서 ‘SB2’를 포함해 임상 결과 9건을 발표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거 임상 결과를 내놓으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도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전 세계에서 바이오시밀러를 가장 많이 개발하는 회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에피스의 FDA 판매허가 신청이 향후 미국 나스닥 상장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당분간 나스닥 상장시점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에서의 제품 승인은 투자자에게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2’가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게 된다면 한국과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더 많은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효과가 좋은 바이오의약품으로 치료 받을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계속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매진해 전 세계 환자들이 바이오의약품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높이고 의료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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