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외국인 투자' 개선에도...MSCI 편입 불투명

외환 거래시간 30분 연장하고

외국인 통합계좌제도 시범운영

당국 "역외 환시장은 수용 불가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 50대50"





정부가 24일 외국인 투자 편의를 위해 통합계좌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오는 8월1일부터 30분 연장하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지만 세계 양대 주가지수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선진지수 편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과 외환당국이 이번 조치를 계기로 MSCI와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협상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지만 역외(홍콩,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외환시장 개설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태도여서 전향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MSCI는 다음달 15일 선진지수 승격을 위한 검토대상국(리뷰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자본시장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실무협의체(워킹그룹)를 구성해 MSCI 선진지수 편입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를 거쳐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이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다. 현재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한국에서 펀드별로 계좌를 따로 만들게 돼 있으며 개인투자자 역시 한국 증권사에 따로 증권 계좌를 열어야 한다. 통합계좌 제도가 25일부터 시범 운영되면 외국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가 거래·보관 계좌를 각각 하나만 열면 거래를 할 수 있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4곳과 외국계 증권사, 국내 증권사, 국제 금융투자회사 각각 1곳이 시범운영에 참여한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9월까지 모의거래를 진행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통합계좌 제도를 전면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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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두 번째 카드로 꺼내 든 것은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이다. 일단 이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은 국내 수출기업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창구에서 환전하는 개인은 외환시장 마감 이후에도 은행 영업시간 안에 환전할 수 있다. 수출기업은 은행 영업시간 마감 이후에도 주거래 은행을 통한 환전이 가능하다. 외환시장 마감 이후 장외에서 이뤄지는 환전의 기준 환율은 미국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결정된다. 물론 외환시장의 매매기준율보다 복잡한 셈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거래 시간 내 환전하는 것보다 불편함이 있다. 국내 외환시장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바깥의 평가가 개선되면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원화가 기존보다 높은 평가를 받게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이 MSCI의 선진지수 편입 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MSCI는 투자 불편 해소를 위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를 24시간 거래하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원화 안정을 위해서라도 MSCI 쪽의 요구사항을 다 받아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진지수 리뷰리스트 편입 가능성은 50대50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지민구·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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