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 부문에서 부모-자식 간 일자리 경쟁 가능성이 낮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6일 ‘부모-자식 간 서비스업 일자리 경쟁 가능성 낮아’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고용층 고용률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면서도 “청년층과 고령층의 서비스업 취업분야가 양극화된 상태기 때문에 두 연령층이 동일한 서비스업 일자리를 두고 경합하는 관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만 60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률은 41.7%로 선진국 평균(18.4%)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국내 청년층과 고령층의 서비스업 일자리 분리정도는 2014년 기준 143에 달했다. 이는 선진국 평균(100)보다 월등히 높고, 2008년(133)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다.
이동희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취업이 특화된 서비스업은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분야”라며 “대부분 음식점과 주점 또는 도소매업에 집중된 선진국 청년층의 취업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청년층의 교육수준이 다른 선진국 청년층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보건·의료, 관광 등 정부가 선정한 7대 유망서비스업에 취업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청년들의 취업수요가 많은 서비스업의 고용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청년들이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는 음식점·주점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데 있다. 이동희 부연구위원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60세 이상 정년연장으로 서비스업에서 두 연령층 간 일자리 경합이 증가해 서로의 고용을 대체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면서도 “유망·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완화와 투자 활성화로 산업을 확대하는 것이 결국 청년층 일자리 창출의 근원적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고령층 취업과 관련, “고령층의 서비스업 취업비중은 부동산·임대, 공공행정, 물류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단순노무 업종에 편중돼 있다”며 “다양한 서비스업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의 실효성 강화와 공익형 노인 일자리사업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