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를 방문할 예정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평화와 반핵, 미·일동맹이라는 키워드로 전 세계에 메시지를 던질 전망이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는 긴 정책 연설 대신 개인적 요소가 강한 소감표명에 가까운 연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국자들은 그가 몇 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연설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 ‘짧은 연설’의 내용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NHK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의 비참함, ‘핵무기 없는 세계’의 필요성, 우리가 전진해 나가는 데 성공 사례가 될 미·일 동맹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평화와 관련해서는 독자적 군사개입을 자제하고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시작한 아프간·이라크 전쟁을 수습하는데 전력을 쏟은 오바마의 이력을 고려할 때 국제 공조를 통한 평화 구축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핵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핵무기의 참혹한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서 느낀 감상과 함께 핵무기 폐기의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 협상 타결이라는 진전과 북한의 핵 능력 향상, 정체된 미·러 핵 군축 협상 등 과제를 함께 거론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또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기로 한 만큼 그 대신 ‘적’에서 ‘동맹’으로 바뀐 미·일 관계의 극적인 변화를 말하는데 강조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군 포로 출신 미국인을 포함한 일본인 원폭 피해자들과 대화도 예정돼있다. 일본 언론들은 자신이 외교·안보의 핵심 주제로 ‘아시아 중시 정책’을 전개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거기에 ‘집단 자위권’으로 호응함으로써 형성된 미·일 밀월 관계를 자신의 외교성과로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