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말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길 가던 여고생을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이승한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18)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장기 5년, 단기 4년을 26일 선고했다.
고등학교를 다니다 그만 둔 김군은 지난해 8월 4일 오전 5시쯤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의 한 모텔 앞에서 피해자 A(17)양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군은 또래 여자친구들과 길을 가던 중 A양 일행과 모텔 앞에서 시비가 붙어 실랑이를 벌이던 도중 상대편에서 귓속말을 하는 A양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장에는 A양의 일행으로 또래 남녀 6명이 더 있었지만 큰 체격에 문신까지 있는 김군의 폭행을 말리지 못했다.
A양은 김군의 폭행으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3일 만에 숨을 거뒀다. 이후 A양의 유가족은 장기 기증을 결정,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에서 환자 5명이 이식수술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물리력을 행사, 사망케 하고 여전히 유족과 합의하지 못한 것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