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기업 구조조정 직격탄 맞을라" 은행들은 여신 체질개선 중

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5개월새 대기업 대출 5조 뚝

중기 대출도 까다롭게 심사

부실 우려 적은 주담대는 확대

금리경쟁 속 몸집 키우기 한창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로 민간 금융권의 충당금 폭탄이 우려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수개월 전부터 대출자산 포트폴리오를 발 빠르게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여신은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도 까다롭게 가져가는 반면 주로 개인대출인 주택담보대출에 힘을 쏟고 있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국내 4대 은행들의 대출잔액 추이를 조사한 결과 이들 은행은 최근 5개월 사이 대기업 대출규모를 5조3,000억원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대기업 대출잔액이 지난해 11월 23조2,423억원에서 지난달에는 19조8,075억원으로 5개월 만에 3조원 이상 줄었다. 대기업 대출 비중이 큰 우리은행 또한 대출잔액을 지난해 11월 22조9,725억원에서 지난달 22조9억원으로 1조원가량 줄였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이 같은 기간 18조5,362억원에서 18조2,035억원으로, 국민은행이 17조8,344억원에서 17조2,487억원으로 대기업 대출잔액을 각각 줄였다.

관련기사



소호 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 또한 대기업 대출이 많은 은행을 중심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경우 중기 대출잔액이 5개월 사이 600억원 가량 느는데 그쳤으며 우리은행 또한 관련 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올 1월과 비교해서는 2,000억원가량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특정 사업 분야의 대기업 여신을 늘리기에는 위험도가 크다는 판단하에 대기업 부문 여신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중기 대출 또한 구조조정 이슈와 관련된 업종일 경우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높여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적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는 금리 경쟁을 벌이며 여전히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주택담보 대출잔액이 88조9,992원에서 지난달 91조3,812억원으로 2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최근 관련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72조4,059억원에서 5개월 만에 77조7,233억원을 기록하며 5조원 이상 늘렸다.

신한은행 또한 같은 기간 잔액이 59조1,457억원에서 61조5,378억원으로 늘었으며 하나은행은 잔액이 8,000억원가량 줄었지만 보금자리론 관련 대출채권 5조5,000원가량을 올 초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한 것을 감안하면 4조원 이상 늘었다는 평가다. 올 초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됨에 따라 관련 시장 경색이 예상됐지만 계속되는 저금리 및 집단대출 수요 등으로 영향은 크지 않았던 셈이다. 실제 은행연합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분할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국민(3.09%), 신한(3.09%), 우리(3.22%), 하나(3.08%) 등이 모두 3%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국민(2.95%), 신한(3.01%), 우리(2.85%), 하나(2.99%) 등 대부분이 2%대를 기록하고 있다.

양철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