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외환시장 대혼란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보이던 중국 금융시장에 미국발 금리 인상 예고와 통상 압력이라는 양대 위협요인이 부상하면서 ‘6월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 유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위안화 가치는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이 다시 출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연초부터 철강과 반도체 등을 놓고 거세지기 시작한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 움직임이 점차 격화되면서 가뜩이나 수출둔화 우려에 시달리는 중국 경제의 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 금리 인상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연말 7.5위안까지 오를(가치하락) 수 있고 중국 외환보유액은 18%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은 “미국이 수개월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중국 금융시장에 6월은 최대 위기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6∼7월 기준금리 인상설이 힘을 받으면서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날보다 0.45% 오른(위안화 가치하락) 달러당 6.5784위안으로 치솟았다. 지난 2011년 2월(달러당 6.5795위안) 이후 5년3개월 만에 위안화 가치가 최저치로 곤두박질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 금리 인상이 중국 위안화 약세를 촉발해 달러화 유출 흐름이 다시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다이와증권캐피털마켓의 케빈 라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약세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져 달러당 7.5위안까지 곤두박질할 수 있다”면서 “현재 3조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외환보유액은 올해 말 2조7,000억달러까지 감소하고 1년 안에 2조달러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중국 환율 전문가인 송유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약세의 가장 큰 동력은 결국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라며 위안화가 향후 1년간 3.5%가량 하락해 달러당 6.8위안에 거래될 것으로 예측했다.
거세지고 있는 미국의 통상 압력도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새로운 위기 요인이다. 지난 27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최근 중국 철강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담합 혐의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로 맞대응할 의사를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올해 1월 중국산 불화탄소 냉매의 덤핑 마진율이 255.8%라는 예비 판정을 내렸고 5월에는 중국산 냉연 강판에 사상 최대인 52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25일에는 중국산 내부식성 철강에 대해 45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금융시장에서는 6월14~1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징 미중 전략경제대화(6~7일)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위안화 급락 우려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으로서는 이번 연례회의를 통해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고 위안화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미국에 신중한 판단을 주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