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리니지의 변신


요즘 온라인 게임의 대세는 미국 라이엇사가 개발한 리그 오브 레전드, 일명 '롤(LOL)'이다. 전 세계 게이머들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의 절대 강자다. 2009년 10월 북미에서 첫선을 보이자마자 일순간에 시장을 평정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대회 롤드컵 결승전에는 4만여명의 게임 마니아가 몰렸을 정도다.

우리나라에도 딱 4년 전인 2011년 12월 소개된 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청소년 자녀의 입에서 '롤'이라는 말이 나오기라도 하면 부모들이 애를 태우는 가정이 많지 싶다. 1990년대 후반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롤 열풍에 버금가는 게임 광풍이 휩쓴 적이 있다. 주인공은 엔씨소프트가 제작한 리니지. 이 게임은 1998년 9월 국내 서비스 오픈과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게임 중독자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도 이때다. 당시 PC방에서 식음을 전폐한 채 게임을 하는 중독자, 이른바 '리니지 폐인'이 양산돼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부정적인 시선에도 리니지는 게임 한류의 선봉이자 현재의 엔씨소프트와 김택진 대표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올린 매출액이 2조6,000억원에 이른다. 리니지가 국내 온라인 게임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만 못한 것 같다. 모바일 게임이 득세하는데다 롤 등 미국·중국산 게임의 거센 공세 때문이다. 국내 게임 시장은 셧다운제 등 이런저런 규제 탓에 절반 이상을 외국계에 내준 지 오래다. 중국 자본은 야금야금 우리 게임업체를 집어삼키고 있다.

위기감 때문인지 온라인만 고집하던 엔씨가 모바일 진출을 선언했다는 소식이다. 역시 리니지가 앞장선다. 출시 17년 만에 모바일 버전을 내년 상반기 내놓는다고 한다.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인형 등으로 다양하게 개발하는 작업도 추진할 모양이다. 한발 늦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엔씨의 저력을 믿고 싶다. 모바일 리니지가 성공을 거둬 게임 한류를 다시 꽃피우는 촉매제가 됐으면 좋겠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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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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