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중·고 운동장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에서 납 성분이 과다검출됐다. 우레탄 트랙은 흙먼지 없는 운동장, 안전한 운동장 등을 위해 전국적으로 설치됐다.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여가 더 남아있지만, 당국은 소극적 대처만 내놓아 우레탄 트랙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최근 전국 시·도교육청에 우레탄 트랙 유해물질(납) 조사를 지시한 결과 상당수 학교 운동장 트랙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납이 검출됐다.
경기도의 경우 1일 현재 조사가 완료된 236곳 중 148곳(63%)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나왔다. 서울(312교)도 이날까지 조사가 완료된 학교 143교 중 50교(35%)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됐다. 원주, 동해, 삼척, 영월 등 강원 4개 시군에서도 40교 중 26교(65%)가 기준치를 초과했고 충청권의 대전 26교, 세종 2교 등도 우레탄 트랙에서 높은 수준의 납이 검출됐다.
특히 경기도는 기준치 10배가 넘는 납이 나온 학교가 103교에 달했고 40배를 넘는 학교도 6곳이나 됐다. 강원 영월의 A고교, 동해 B초등학교, 삼척 C고교, 대전의 D교 등에서도 기준치의 30∼40배에 달하는 납이 검출됐다. 전국 우레탄 트랙 설치 학교는 총 2,811교에 달해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면 납 기준치를 초과한 트랙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내달 중으로 전수조사 결과를 취합, 검토결과에 따라 우레탄 트랙 제거 및 운동장 설치 예산과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우레탄 트랙에서 납이 과도하게 검출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레탄 트랙 납 KS 기준이 2011년 4월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운동장 트랙에서 과도한 양의 납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월 교육부는 각 지역교육청에 우레탄 트랙 사용 ‘행동요령’을 전파했다. 이 행동요령은 ‘트랙 위 앉지 않기, 손 씻기, 우레탄 트랙 파손 부위 접촉 금지’ 등이 전부여서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유해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 확보도 쉽지 않다. 평균적으로 학교 한 곳당 트랙 교체비용이 평균 1억 원 정도 소요되기에 전국 우레탄 트랙의 절반만 교체한다 해도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납 등 중금속에 많이 노출되면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