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라마단이 끝나는 7월 이후에 최대 150억달러(17조9,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전망이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상 최초로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석유 외의 국가 수입원을 확보해 경제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사우디 정부는 오는 6∼7일에 리야드 등지에서 국채 발행과 관련해 은행들의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은행은 도쿄-미쓰비시은행, HSBC, JP모건체이스, 도이치뱅크 등이다. 발행에 참여할 후보 은행은 이달 중순까지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 발행은 7월 초쯤 30년물 국채를 처음 내놓고 이후 올 연말과 내년 초에 추가한다는 설이 유력하다.
사우디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제성장률이 1%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5년 국내총생산의 15%에 도달한 막대한 재정적자 때문에 사우디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사우디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내렸다. 피치와 S&P도 이보다 앞서 사우디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편 경제의 석유의존도가 높은 중동 산유국들은 잇따라 국제 채권시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 카타르는 중동국가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90억 달러 규모 국채판매에 성공했으며 아부다비는지난 4월 50억 달러 국채를 발행했다. 걸프 산유국 가운데 국제유가 급락으로 타격을 심하게 입은 오만 역시 조만간 10~20억 달러의 채권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