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서둘러 IPO 안한다" 오일뱅크 25,000원 돼야 상장

현대중공업 자구안서 제외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전달한 자구안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현대오일뱅크 상장 계획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서두를 경우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이 큰데다 상장을 하지 않아도 당장 유동성 확보에 큰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 깔린 판단으로 해석된다.

현대오일뱅크의 한 관계자는 1일 “현재 장외에서 회사 주식이 주당 2만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는데 적어도 2만3,000~2만5,000원은 돼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라고 1일 밝혔다.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면 언제든 상장을 추진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손해를 봐가며 기업공개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2조5,734억원에 사들였으며 현재 지분 91.1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보유 지분이 50%만 넘어도 회사를 지배하는데 무리가 없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2011년부터 상장을 검토해왔다.

관련기사



하지만 2011년 하반기 최고가를 찍은 정유화학 주식은 이후 뒷걸음질치기 시작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최고가 대비 4분의1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후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가 어두워 급격한 상승은 어렵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이면 지금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하이투자증권 매각 △비(非) 조선부문 사업 분리 후 매각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매각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내놓았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 ‘빅3’ 중 가장 먼저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데다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정상기업”이라며 “채권단에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합격점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