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 이슈] 넥슨 경영진에 '한수' 배운 삼성전자…협업 강화하나

삼성의 계속되는 '오픈이노베이션'

넥슨 코리아·日 대표 강연 청취

게임업체 수평 조직 문화 열공

VR 킬러콘텐츠 게임과 동맹 나서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사업장 강당. 이곳에는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삼성전자 임직원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그런데 뜻밖의 인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피파온라인3’로 대박을 쳤던 게임업체 넥슨의 박지원 코리아 대표와 정상원 부사장, 오언 마호니 대표가 함께 강연을 위해 나타난 것이다. 언뜻 봐서는 직접적인 사업관계가 없을 듯한 두 회사다.


왜 삼성전자는 넥슨 수뇌부를 초청해 강연을 들었을까.

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 디지털 사업장 내 강당에서 넥슨 대표를 초청해 임직원 대상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서 넥슨 임원들은 벤처기업에서 출발한 넥슨이 게임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과 급성장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 상황, 넥슨의 수평적 조직 문화 등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제조사라는 점을 고려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 및 중국 시장의 성장, 향후 게임 시장의 전망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관계자는 “외부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넥슨에게서 ‘한수’ 배우는 자리였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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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전자는 조직문화 혁신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음달 결과가 나오는 조직혁신에는 형식적인 보고와 습관적 야근 같은 조직문화를 없애고 벤처회사처럼 유연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넥슨의 경우 게임회사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빠르게 변하는 게임업계의 특성과 1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공유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벤처에서 출발에 업계 부동의 1위를 하고 있다”며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게임업체 특유의 수평적 조직문화에서부터 스마트폰의 주콘텐츠인 모바일 게임시장의 트렌드까지 사업전망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넥슨 입장에서는 삼성에 자신들의 사업전망과 기회를 알리고 삼성은 넥슨의 빠른 변화능력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회사의 협업관계도 이날 강연의 한 요소다. 앞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7 엣지’와 ‘갤럭시 S7’ 구입 고객에게 넥슨의 모바일 게임 ‘HIT’의 게임 머니와 아이템을 제공하는 이색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게임과 스마트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만큼 향후 두 회사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들어 가상현실(VR)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VR 시장에서 킬러 콘텐츠가 게임인 만큼 삼성전자와 넥슨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기도 하다. 올해 넥슨이 진행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삼성전자와 VR 기기인 기어VR의 체험 존이 마련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넥슨은 기기와 콘텐츠를 만드는 일종의 공생관계로 볼 수 있다”며 “서로의 필요에 따라 협업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향후 VR가 주도하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동맹군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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