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1일 강원도 태백중학교를 찾았다. 학도병 추모제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태백중학교는 6·25전쟁 당시 남학생 대부분이 단체로 자원입대해 ‘학도병의 성지’로 불리는 학교다.
태백중 학생들이 자원입대를 결의한 시기는 지난 1951년 1·4후퇴 직후. 전황이 어려워지자 태백중 남학생 127명은 자원입대했다. 한 학교의 학생들이 단체로 자원입대한 경우는 태백중이 유일했다. 이 학교의 박효칠 선생도 학도병 중대 행정보급관으로 제자들 곁에 있었다. 제자들만 사지로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태백중 학도병들은 3사단 23연대 소속으로 영월 녹전지구 전투, 인제 상탑지구 전투, 간성 쑥고개 전투, 가칠봉 전투, 김화지구 전투 등에 참전했고 치열한 전투로 18명이 전사하는 아픔도 겪었다. 종전 후 생존자들은 ‘화백회’라는 학도병전우회를 만들어 매년 6월1일 추모제를 지내왔다.
올해 추모제는 장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육군본부가 주관하는 호국보훈행사로 확대돼 열렸다. 장 총장은 학도병 127명을 포함한 태백중 출신 참전용사 169명의 이름과 군번이 새겨진 명패를 학교에 증정했다. 장 총장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번영은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육군은 이를 계승해 위국헌신의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태백중 출신 학도병이었던 고(故) 신병락씨의 부인 김운희(78)씨에게는 새로 단장된 보금자리도 마련됐다. 김씨는 남편이 2010년 사망한 후 오래된 흙집에서 열악하게 생활해왔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육군 36사단이 ‘나라 사랑 보금자리’ 사업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후원을 받아 3월부터 연인원 400명을 투입해 흙집을 깔끔한 새 보금자리로 탈바꿈시켰다. 나라 사랑 보금자리 사업은 민·관·군·기업이 협력해 어렵게 생활하는 참전용사나 미망인의 집을 새롭게 단장 주는 사업으로 이번이 270번째 주택이다.
한편 육군은 이날 6·25전쟁에서 공을 세웠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훈장을 받지 못한 유공자의 유가족에게 뒤늦게나마 훈장을 전달했다. 6사단의 고 조중니 중사, 1군사령부의 고 박범주 하사, 5사단의 고 이택용 하사, 8사단의 고 박봉수 상병 등 4명의 유족들이 고인을 대신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