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현대차그룹 재무통 전격투입 ...HMC, 하이투자證 인수 나서나

현대重, 연내 매각 방침 확정에

지원 차원서 인수 가능성 대두

'현대證' 부활 명분 챙길수도

"세미 골드만삭스 가능성 보여"

홍콩계 PEF 액티스 '인수' 검토

메리츠종금·신한도 후보 거론



현대중공업(009540)이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하이투자증권(A030010)을 연내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하자 인수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는 최근 현대차(005380)그룹의 재무통이자 인수합병(M&A) 전략가로 손꼽히는 이용배 현대위아 부사장이 지난달 27일 계열 증권사인 HMC투자증권(001500)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 현대건설 인수에도 깊숙이 관여한 이 부사장의 이동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범현대가의 맏형 격인 현대차그룹이 어려움에 처한 현대중공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증권(003450)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가 인수 검토에 들어가 하이투자증권의 몸값이 의외로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본지 5월25일자 21면 참조

2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를 1조원 규모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장부가인 8,261억원보다도 높고 시장 예상가인 5,000억~6,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장은 현대중공업의 기대 수준이 높은 배경으로 범현대가의 지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간 위상을 고려하면 이 부사장의 HMC투자증권 전보는 의외”라며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증권이라는 브랜드가 사라진 마당에 하이투자증권을 HMC투자증권에 합병시켜 현대증권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증권’ 사명은 현대증권을 인수한 KB금융이 현대엘리비에터에 5년간 사용금지를 조건으로 상표권을 매각한 상태다. 5년 후에도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증권’ 사명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상표법에 따라 제3자가 등록 취소 심판을 제기할 수도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9년 신흥증권을 인수한 후 HMC 상호를 사용하기 전까지 현대IB증권·현대차IB증권 등의 이름이 거론되며 ‘현대’ 브랜드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현대’에 대한 애착은 액티스도 상당하다. 액티스는 최근 국내 PEF 등록을 마치고 하이투자증권을 포함해 폭넓게 국내 증권사 진출을 검토 중이다. 김문수 액티스 한국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증권사의 글로벌화를 돕기 위해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던 것”이라며 “도전적인 성향의 현대 계열 증권사는 충분히 ‘세미 골드만삭스’로 진화할 수 있는 인력과 조직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최대주주를 목표로 인수전에 참여하지는 않겠지만 전략적투자자(SI)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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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드러내 놓고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잠재적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이 대표적이다. 현재 자기자본 1조7,185억원인 메리츠종금증권은 오는 2020년까지 대형 IB로 변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단번에 자기자본 규모를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대형 IB로 발전하려면 종합금융투자업 조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춰야 하는 것은 필수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자기자본 2조5,216억원의 신한금융투자에 6,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지만 증자보다 M&A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선물을 하나금융투자에 합병시켜 600억원가량의 자본금을 늘렸지만 현재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1조7,907억원에 머물러 있어 역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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