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롯데수사 어디까지] '형제의 난'서 단초 찾은 검찰…내부 고발자들 제보도 줄이어

신동주, 작년 본지인터뷰서 "동생 정보 많이 들어온다"

롯데쇼핑·호텔 등 회계장부 檢에 수만장 넘겼을 가능성

신동주(앞줄 오른쪽)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서대문구 서울경제신문 본사를 방문해 이종환(〃 왼쪽) 부회장을 비롯한 국장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송은석기자신동주(앞줄 오른쪽)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서대문구 서울경제신문 본사를 방문해 이종환(〃 왼쪽) 부회장을 비롯한 국장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송은석기자


롯데그룹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은 물론 롯데그룹 내에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체제에 반감을 갖고 이른바 ‘내부 제보’를 하는 사람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직간접으로 검찰에 근거자료를 제공하며 수사의 명분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형제의 난’이 이번 검찰의 대규모 수사로 이어진 셈이다.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동빈 회장이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며 입은 손실액이나 롯데 내부에서 수집한 비리 관련 자료들 상당수가 그간 소송 등을 통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검찰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넘겼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확보한 롯데쇼핑과 롯데호텔의 회계장부들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이 1조원에 이르는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 손실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허위보고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뒤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했다. 이어 지난 1월 호텔롯데에 대해서도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해 롯데그룹 측으로부터 수만 장에 이르는 관련 서류를 받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생(신동빈)이 중국에서 백화점과 마트뿐 아니라 부동산 개발까지 여러 사업에 손을 댔는데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손실이 엄청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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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는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 밖에 롯데그룹 내부자들로부터 상당한 분량의 비공식 정보를 얻어 검찰에 넘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21일 서울경제 본사를 방문해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다툼으로 그룹이 소란스러워지자 내부자들이 (신동빈 회장의 비리, 사업손실과 관련해)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몇 건의 내부 정보를 받았고 이를 통해 (신동빈 회장이 초래한) 사업상 손실이 상당하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했다.이 같은 제보들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뿐 아니라 검찰에까지 직간접적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검찰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후부터 신동주 전 부회장을 포함해 다양한 루트에서 첩보를 축적한 정황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이 첩보들을 바탕으로 롯데를 내사하면서 호텔롯데-롯데백화점-롯데쇼핑 등으로 이어지는 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달 2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명분 삼아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자택을 압수 수색했을 당시 의혹과 관련 없는 부서까지 전방위로 이 잡듯 뒤졌다는 점도 검찰이 상당한 자료를 축적했음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로 자료를 제공할 가능성도 높은 상태여서 이들이 확보한 자료가 검찰의 수사는 물론 롯데그룹 경영권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변호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에 앞서 자료를 제출한 적은 없지만 수사의 전체 진행을 보고 경우에 따라 우리가 가진 (롯데 회계장부 등 보유한) 자료를 덧붙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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