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돈 풀어도 '돈맥경화' 심화…금리인하 효과 무색

기업들 투자 대신 현금 보유

4년 새 금리 1.75%P 내렸지만

통화유통속도는 0.07P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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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풀어도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의 통화유통속도는 0.71이었다. 이는 지난 2006년(0.90)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0.19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통화유통속도란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광의의 통화량(M2)으로 나눠 구한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기업투자 등 실물경제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그 효과를 재는 잣대로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2011년 3.25%였던 기준금리를 2015년까지 7회에 걸쳐 1.50%까지 떨어뜨렸지만 통화유통속도는 같은 기간 되레 0.07포인트 감소했다.


화폐 유통속도가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기업이 싼값에 돈을 빌려 생산적인 경제활동에 쓰지 않고 되레 벌어들인 돈마저 은행이나 금고 등에 쟁여놓는다는 데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는 2011년 대비 17% 늘었을 뿐이지만 통화량(M2)은 27.7% 증가했다.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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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한 관계자는 “연말 대비 3월 통화량(M2)은 60조원 가까이 늘었는데 1·4분기 성장률은 0.5%에 불과했다”며 “통화유통속도가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을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결론”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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