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56년간 소매치기 전과 38범이 된 할머니

입양된 호적과 친부모 호적 두 개가 남아있는 점 이용해 범행

두 개의 이름을 이용해 50년 넘게 절도행각을 벌여온 할머니가 붙잡혔다./출처=이미지투데이두 개의 이름을 이용해 50년 넘게 절도행각을 벌여온 할머니가 붙잡혔다./출처=이미지투데이


행정착오로 얻은 두 개의 인적사항을 번갈아 사용하며 수십 년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소매치기를 해온 70대 여성이 붙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조모(72)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씨는 3월 6일 오후 3시 20분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옷을 사는 이모(64)씨의 뒤에 다가가 스카프로 이씨 핸드백을 가린 채 현금 60만원 등 100만원어치 금품이 든 지갑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에서 태어난 조씨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으로 피난을 갔다가 부모와 헤어졌다. 이후 입양돼 양아버지의 성을 따라 ‘조씨’ 성을 갖게 됐다.


보육원 등에서 소매치기 방법을 배운 조씨는 16살 때부터 전과가 쌓이는 통에 1976년에야 뒤늦게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조씨는 1983년 이산가족 찾기 방송으로 헤어진 부모를 만났다. 자신의 진짜 성이 ‘김’이라는 걸 안 조씨는 김 아무개라는 이름으로 새로 주민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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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기존 주민등록을 말소하지 않고 평소에는 조 아무개라는 이름을 쓰다가도 집행유예 기간에 잡히면 경찰 조사에서 김 아무개라는 이름을 밝혀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이같은 허점을 이용해 조씨는 1992년부터 2004년 사이 50차례 일본을 오가며 원정 소매치기를 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2번이나 추방되기도 했다. 2009년과 2014년에도 다른 사람 이름으로 밀항해 일본에 들어가려다 검거됐다. 경찰은 조씨의 지문과 주민등록상 지문을 비교해 조씨와 김씨가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검거 당시 수배 중이던 조씨가 다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김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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