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두 명이 소행성과 마주했다. 그리고 우주선을 떠나 소행성 표면에서 토양과 암석의 샘플 채취에 성공했다. 그것도 지구를 떠나지 않고 말이다.
사실 이 모든 것은 NASA 존슨우주센터의 유인탐사 연구용 거주구에서 이뤄졌다. ‘헤라(HERA)’로 불리는 3층 규모의 이 모듈형 거주구에는 조종실과 에어록, 의무실, 숙소가 구비돼 있는데 바로 이날 4명의 우주비행사 후보들이 헤라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30일간 머물며 모의 소행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NASA의 모의비행프로젝트 책임자인 앤디 셀프 박사는 헤라를 통해 우주비행의 고립감과 스트레스를 상당부분 모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주비행사들은 통신 지연, 행동반경의 제약, 한정된 물과 음식 같은 우주탐사와 유사한 환경에 처해집니다. 게다가 전화나 SNS를 할 수도 없죠.”
헤라를 이용한 소행성 모의 탐사는 총 4차례 예정돼 있다. 이번이 세 번째에 해당한다. 1~2회차에서는 헤라에 채용된 하드웨어의 성능과 유효성을 테스트하는 한편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와 가상현실 고글을 활용해 소행성까지의 이동과정을 재현했다. 이번에는 가상현실 환경에서 소행성에 착륙해 표본을 채취하는 과정을 익힐 계획이며, 그렇게 수집한 표본의 분석이 마지막 4회차의 미션이다.
다소 바보 같아 보인다고? 이 모든 것은 오는 2020년대 중반 이뤄질 유인 소행성 탐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찾아 제거하기 위함이다. NASA가 소행성 유인탐사에 성공한다면 헤라는 일등공신 명단에 이름이 오를 것이다.
서울경베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SARAH FEC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