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탄생 초기인 131억 광년 전에 이미 산소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7일(이하 현지시간)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오사카산업대학, 도쿄대학, 일본 국립천문대 연구팀은 남미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 알마로 은하를 관찰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 16일자 미국 과학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래자리 방향에 있는 131억 광년 전 은하를 관측해 은하 속을 떠도는 물질 중에 산소 원자가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주에서는 멀리 있는 천체에서 나온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를 관측하면 옛날 모습을 보는 셈이 된다.
연구팀은 거대한 별에서 나오는 자외선에 의해 전자가 떨어져 나간 산소는 빛을 발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지난해 6월 알마 전파망원경으로 138억 광년 전 우주가 탄생한 지 불과 7억 광년 후인 131억 광년 전의 은하에서 산소를 찾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주 초기에 산소가 존재한 사실이 최초 확인됐다.
이들이 발견한 산소 원자는 인류가 발견한 산소 원자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산소 원자의 비율은 현재 우리가 사는 은하의 대략 10분의 1 정도로 파악됐다.
지금까지는 우주가 탄생한 ‘빅뱅’ 직후에는 소수와 헬륨 등 한정된 몇 가지 물질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후 새로 생겨난 별 내부에서 서서히 산소와 탄소 등 인류의 생명에 관계되는 물질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 대표자인 이노우에 아키오 오사카산업대 교수는 “우주 초기에 산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별과 은하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등을 규명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