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은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올해 예산을 늘리는 작업이라 실효성이 필수다. 실효성을 높이려면 속도가 중요한데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 집행이 늦어지고 효과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추경은 국회에 제출되고(7월6일) 18일 만인 24일 통과됐다. 하지만 2008년에는 국회 통과에만 3개월(91일)이 걸렸다.
국회에서 가장 먼저 마찰이 예상되는 분야는 누리 과정 예산이다. 정부는 해마다 반복되는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부터 각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낸 교부금 가운데 일부를 특별회계로 잡아 누리 과정 예산 편성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야당(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열고 누리 예산의 추경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맞춤형 보육’도 갈등을 빚고 있다. 오는 7월 1일자로 시행하는 ‘맞춤형 보육’ 정책을 두고 야당은 시행연기를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일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중견기업연합회 등 6단체도 19일 “경제계는 육아여건이 다른 부모 모두에게 적합하게 재설계한 맞춤형 보육제도가 예정대로 7월부터 시행되기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내놓으며 정부 측에 힘을 실었다.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최근 한국은행의 발권력(10조원)을 포함한 총 1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 조성 방안을 내놓았다. 야당은 추경 등 재정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중소 조선사에 감시선과 어업지도선, 군함 등 관공선을 조기 발주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추경안에 편승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정치권의 민원도 부담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절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