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남권 신공항 23~24일 발표..."어디가 선정되든 거센 후폭풍"

지자체·정치권·학계 등 연일 공방...지역 갈등 확산

"10년 논란 종지부보단 새 화약고 터질 것" 우려 커

정치 입김 철저히 배제하고 경제 논리로 결정돼야



‘밀양이냐 가덕도냐’를 놓고 국론분열을 빚고 있는 영남권 신공항 입지가 이번 주 발표된다.

신공항 입지발표는 23일이나 24일이 유력하다.


하지만 10년째 지속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보다는 새로운 화약고가 터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결과에 불복하는 지자체와 정치권의 반발로 진흙탕 싸움이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려면 철저하게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경제 논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조만간 결과를 우리 정부에 제출한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의 해외 출장과 24일로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23일이 디데이라는 관측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역 안을 받는 대로 될 수 있는 대로 미루지 않고 충실히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DPi와 국토부는 평가 기준, 배점 등을 함께 공개할 방침이다. 입지선정 결과 시나리오는 △밀양 △가덕도 △제3의 장소 △백지화 및 김해공항 확장 등 4가지로 압축된다. 다만 밀양, 가덕도 외의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011년 백지화시켰던 국토부는 다시 한 번 미루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밀양을 내세운 4개 지자체(경남, 울산, 대구, 경북)와 가덕도를 주장하는 부산은 신공항 건설 비용으로 약 5조∼6조원을 추정했지만, 전문가들은 최대 10조원까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인 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정확한 수요예측을 하고 건설비용, 건설기간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시민단체, 정치권, 학계까지 연일 공방을 벌이면서 지역 내 이권 사업처럼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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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유치경쟁이 과열되면서 지역갈등이 확산하고 있는데 지역 이기주의나 포퓰리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후폭풍이 불가피하고 정상적인 사업 시행 자체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평가항목으로는 공역·기상·환경·소음·장애물·확장성·접근성 등 30여가지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산·건축물 등과 같은 고정장애물이 평가기준에서 빠졌다’, ‘항공기 운항기술로 장애물을 제거하지 않더라도 항공기 운항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항공학적 검토가 포함됐다’ 등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평가 기준에 따라 밀양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부산의 항의다.

밀양은 영남권 내 주요 도시가 한 시간 이내 거리인 접근성이 강점이다. 또 KTX나 주요 도로와 맞닿아 있어 연결 교통망 구축에 큰 비용이 들지 않고, 활주로 2본 규모 공항을 건설하는데 4조6,000억원이 소요돼 경제성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장애물 없이 이 착륙이 가능해 안전성을 담보한 게 가덕도의 강점이다. 소음피해 없이 24시간 운영할 수 있다. 5조9,900억원을 들여 활주로 1개짜리 공항만 건설하고 김해공항과 함께 운영하겠다는 것이 부산의 계획이다. 물론 두 지역 모두 단점도 적지 않다. 밀양은 주민들의 소음 피해로 24시간 운영이 어렵고, 신공항을 짓기 위해서는 산봉우리도 잘라야 한다. 가덕도는 부산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영남권 지역에서 접근성이 떨어지고, 도로ㆍ철도 등 교통망을 이어야 해 추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윤문길 항공대 교수는 “대형 국책사업을 전문가에 맡기지 않고 정치논리가 작용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며 “국민 입장에서 불편 사항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으면 결국 혈세와 시간만 버리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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