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는 그 옛날의 수레바퀴부터 요즘의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모양이 동일하다. 차축에 끼워 굴러야 하는 운명에 맞춰 원반 형태를 취한다. 워낙 오랜 기간 변함이 없어 더 이상의 개선은 불필요할 만큼 완벽한 모양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3월 굿이어 타이어가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기존 상식을 거부한 신개념 3D 프린팅 타이어 컨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이글- 360(Eagle-360)’으로 명명된 공 모양의 구체(球體) 타이어가 바로 그것이다. 굿이어는 기존 형태의 바퀴로는 오직 직선으로 밖에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글-360의 경우 구체이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든 이동이 가능하다.
직각 이동도 문제없다. 회전반경 따위는 필요치 않다는 얘기다.
차축과는 어떻게 연결되냐고? 굿이어의 홍보영상을 보면 자기부양 방식으로 제 위치에 고정된다. 또한 이글-360은 쭈글쭈글한 모양의 그루브(groove), 즉 홈 속에 스폰지와 유사한 생체모방 소재가 들어 있다.
이 소재가 물을 흡수한 뒤 튕겨내기 때문에 수막현상 없이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탁월한 접지력이 유지된다. 평상시 물에 젖지 않은 상태에선 고무처럼 단단해져 고속주행성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특히 이 타이어는 마모도와 균열 상태 등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센서들을 내장, 필요 시 정렬 상태를 조정한다. 그렇게 특정부분만 지면에 계속 닿아 마모되지 않도록 해준다.
물론 일반 타이어에 맞춰 설계된 기존 자동차에 이 타이어를 장착할 수는 없다. 사실 이글-360은 차세대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한 제품이다. 향후 자율주행 차량에 이글-360이 채용될 경우 좁은 공간에서도 주차가 용이해져 주차장의 확대 없이 더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8,500만대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가 예측한 2035년의 전 세계 자율주행자동차 판매량.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수/by Kelsey D. Ather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