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日 투자자설명회 전면취소...'경영공백' 커지는 롯데

신동빈 회장 10년간 챙긴 행사 스톱

주요 경영진 출금에 그룹 일정 차질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로 핵심 경영진 대다수가 출국금지에 묶이면서 그룹의 주요 경영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다음달 6일 일본 도쿄에서 열 예정이었던 투자설명회(IM)를 전면 취소했다. 이 설명회는 롯데가 일본의 주요 금용기관, 투자기관 및 주주 등을 상대로 그룹 현황과 미래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로 롯데의 연례 주요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이 투자설명회에 꼬박꼬박 참석해 투자자들에게 직접 롯데의 경영전망과 투자계획 등을 소상히 설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 정책본부의 핵심 참모진인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등이 모두 출금과 소환조사 등으로 발이 묶이면서 아예 행사 자체를 취소했다.


롯데의 경영공백은 이뿐만이 아니다. 황각규 실장은 당초 12일 세계소비재포럼 참석을 위해 아프리카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검찰 수사가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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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 역시 11일 러시아 출장을 포기했고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도 같은 날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글로벌 세븐일레븐 대표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파트너사는 고객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약속을 갑자기 취소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함께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수사가 길어질 경우 다양한 유무형의 경영상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투자설명회가 취소되면서 신동빈 회장의 귀국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도쿄에서 머물고 있는 신 회장은 당초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마무리되는 대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 회장이 귀국 날짜를 2~3일 더 미뤄 검찰 수사에 준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전립선염증과 경미한 폐렴 증상을 보여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신격호 회장의 구체적인 병세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격호 회장은 검찰의 롯데 본사 압수수색 하루 전인 9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9일 뒤인 18일 아산병원으로 옮겨 다시 입원한 바 있다. 이는 신격호 회장의 입원과 뚜렷한 이유 없는 병원 옮기기가 검찰 수사 회피용이라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에 대해 적극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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