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영국, 유럽을 떠나다]고민 깊어지는 중앙은행들

통화스왑·양적완화 등 적극 모색…충격의 BOE는 비상체제로

벌써 연내 美 금리인상 물 건너갔다 예측

BOJ는 금리 인하 등 추가 부양책 앞당길수도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찬성) 투표는 매우 부정적인 경제적 여파(a significant economic repercussions)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세계 중앙은행의 수장 격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19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밝힌 우려다. 24일 브렉시트가 결국 현실화하면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도 적지 않은 고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메가톤급 시장 충격을 걱정하면서 통화스왑과 양적 완화 등을 적극 모색하는 모습이다. 브렉시트 직격탄을 맞은 영국중앙은행(BOE)은 파운드화 폭락 속에도 대응책이 마땅치 않자 비상계획에 착수했다.

주요 중앙은행들 중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일과 시간 중 맞닥뜨린 BOJ가 제일 먼저 총대를 메야 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2년 7개월 만에 처음 달러당 100엔 선이 붕괴 되자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국내외 기관과 긴밀한 연대 아래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것”이라며 “6개 중앙은행간 스왑 협정을 활용하면서 유동성 공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는 BOJ가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 전에도 임시 회의를 소집해 완화적 통화정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지난 15일 금리 동결을 결정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뿐 아니라 21일과 22일 의회에 출석해서도 이미 수차례 브렉시트 가능성을 놓고 우려를 표명해왔다. 미 연준은 이달 회의까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 계획을 다수설로 제시했지만 당장 내달 회의에서 1차례로 줄어들 것이 유력하다. 블룸버그 등은 저녁 내내 영국의 투표결과를 주시한 시장 전문가들이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11월 미국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연준이 올 해 한 차례라도 금리를 올릴 수 있을 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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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 눈으로 투표 결과를 지켜본 ECB는 영국은 물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도 브렉시트로 경기가 침체되고 디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질 위험이 있어 조만간 추가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를 최대 위험으로 상정해 온 BOE도 이른 아침 긴급 성명을 내고 “광범위한 비상계획에 착수했다”며 “재무부와 다른 국내 기관들 및 해외 중앙은행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BOE는 브렉시트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에도 이날 파운드화 가치가 10% 안팎 폭락하고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아 통화완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기준금리도 사상 최저인 0.5%여서 대응 여력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브렉시트에도 일단 BOE가 회사채 매입이나 대출 확대 연장으로 대응하다 8월에나 기준금리를 0.25%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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