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렉시트 후폭풍] 글로벌 포퓰리스트 급부상

'긴축 반대' 극좌 포데모스

스페인 제2당 석권 유력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남유럽 재정위기가 촉발한 경제 불안과 이에 따른 긴축 정책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계기로 유럽 정치에서 포퓰리스트 시대를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6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 결과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이 유럽은 물론 전세계에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26일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극좌 성향 포데모스가 사회당을 밀어내고 제2정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GESOP에 따르면 포데모스의 지지율은 24.5%로 21.2%를 기록한 사회당을 이미 역전한 지 오래다. 만약 총선 후 포데모스가 사회당과의 연정 구성에 성공한다면 창당 후 갓 2년이 된 포데모스가 총리직을, 양당 체제에서 몇 십년 동안 스페인을 이끈 사회당이 부총리직을 맡게 된다.


문제는 연정의 선두에 설 포데모스의 공약이 지나치게 포퓰리즘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포데모스는 총 600억유로(약 77조7,000억원)의 복지 예산을 추가 편성하고 스페인 국민 전체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페인의 부채는 유럽 국가 중 두 번째로 많은 1조유로로 정책 시행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임시 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성적이고 균형 잡힌 시민들이 뭉쳐야 한다”며 “극단주의는 기존 대중정당하에서 연정이 구성됐을 때 멈출 수 있다”고 주장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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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데모스의 인기는 2008년 이후 계속된 경제 침체와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긴축정책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4분기 스페인의 실업률은 21.0%였으며 특히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5%에 육박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기에 긴축정책이 이어지면서 스페인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들의 EU 비호감도는 49%에 달했다.

경제 위기에 포퓰리스트들이 부상하는 것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무기 삼아 25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자리에서 프랑스도 EU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나섰다. 이탈리아에서도 공업 밀집지역인 북부 지역이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북부리그(NL)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총 12.5%를 득표했다. 프랑스는 26일에도 치솟는 실업률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집권 사회당이 추진하는 ‘친기업’ 노동법에 맞서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이탈리아도 긴축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재정 적자폭을 다시 늘리고 있는 상태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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